6일 공군 전투기의 경기도 포천 민가 오폭 사고는 조종사가 타격 지점 좌표를 잘못 입력한 탓이라고 군이 밝혔다. 실사격 훈련 중인데 좌표 입력 오류를 공군의 누구도 잡아내지 못했고 조종사는 폭탄 투하 지점을 눈으로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다. 전투기가 8km 이상 훈련장을 이탈했는데 관제사 등의 경고도 없었다고 한다. 계엄과 탄핵 사태로 국군 통수권이 불안한 상황에서 군의 기강 해이를 드러내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오폭 사고 발생 시각은 오전 10시 4분이었다. 군 작전을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가 이 사실을 최초 보고받은 것이 10시 24분이고 합참의장에게는 10시 40분에 보고했다고 한다. 최악의 오폭 사고가 났는데도 합참의장 보고까지 36분이나 걸린 것이다. 합참의장은 사고를 모르는 채 한미연합사령관과 훈련 관련 행사까지 마쳤다.
반면 소방은 수분 만에 오폭을 확인했다고 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방부에서 보고받은 것도 사고 1시간이 지나서였다. 뉴스 속보보다 늦었다. 만약 이 지역에 북한의 포탄이 떨어졌을 때 합참의장이 36분 뒤에 알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나.
사람이 하는 일에서 불의의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 대형 사고 보고가 30분~1시간 늦은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현대전에서 36분은 승패를 좌우하고도 남는 시간이다. 북한 장사정포는 10분 안에 수도권을 타격할 수 있다. 군 지휘부가 신속한 보고를 받아야 반격도 할 수 있다. 그 짧은 시간이 많은 장병과 국민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 군은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사고가 났다고 실전 훈련을 아예 하지 않는 비전문적이고 안이한 결정도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