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가 2월 유튜브에 공개한 '제이미맘 이소담씨의 별난 하루'. 몽클레르 패딩과 샤넬백, 포르셰 등 강남 부유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패션과 나긋나긋한 말투, 사교육 과의존 같은 특징을 잡아냈다. /유튜브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9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1000억원(7.7%)이나 증가했다. 4년 연속 최고치 경신이다. 1인당 월평균 지출액(47만원)은 물론 참여율, 참여 시간도 모두 늘었다. 1년 사이 학생 수는 521만명에서 513만명으로 8만명 줄었는데 사교육비 총액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특히 서울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78만원으로 치솟았다. 온 나라가 사교육 광풍에 휩싸였다.

최근 학부모와 학원가에선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4세 고시’, 초등 입학 전 유명 초등 수학·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7세 고시’란 말이 유행이다. 이런 행태가 초등의대반, 영재입시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 대신 수행 평가를 시행하면서 제기차기 과외, 줄넘기 과외, 자전거 과외, 농구 과외가 성행하고 있다. 미친 바람이란 말이 과장이 아니다.

교육부가 사교육을 줄이겠다며 늘봄학교, 수능 킬러 문항 배제 등 온갖 대책을 내놓았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 정부의 대책은 학부모의 불안을 낳는다. 사교육은 학부모의 불안을 먹고 자란다. 근본적인 문제를 놔두고 지엽적인 문제만 건드리는 것보다는 그냥 놔두는 것이 낫다.

이런 끝 모를 사교육 경쟁은 가정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아이들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것이 분명하다. 사교육은 거의 광적으로 행해지는데 우리나라 과학 수준은 얼마나 높아졌는가. 한편으론 아파트 값이 매년 오르는데, 사교육비까지 이렇게 오르면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을 수 없다. 대학 입시가 거의 ‘사회악’이 됐다. 헌법을 고쳐서라도 사교육을 제한하자, 과잉 사교육을 유발하는 초등의대반 금지를 입법하자는 제안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학생, 학부모를 괴롭히면서 학생의 건강한 발달과 나라 학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한데 어떤 대책을 써야 할지 답이 없는 상황이다. 대학 서열화, 실력 아닌 학벌 사회,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심이 어우러져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로 뿌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