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일부 대선 주자가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것처럼 선전하는 것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10일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사람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은 충성심이라는 것을 명심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도 장관직 사퇴 직전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지난 5일 윤 전 대통령을 만난 나경원 의원도 1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이번 조기 대선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원인이 돼 치른다. 그 결과로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사태의 책임은 민주당도 져야 하지만 누구보다 윤 전 대통령의 책임이 무겁다.
이를 국민이 모를 리 없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50%는 국힘이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고 했다. 27%는 국힘이 중립적 입장에서 윤 전 대통령의 법적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둘을 합치면 77%에 달한다. 16%만이 국힘이 윤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힘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윤 전 대통령은 정치에서 떨어져 자숙하고 국힘 정치인들은 일부 지지층이 아니라 전체 국민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 그런데 일부 국힘 정치인은 그 반대로 하고 있다. 눈앞의 당내 경선에서 작은 이익을 보려는 단견이다.
지난 몇 달 동안 국민 대다수는 계엄에 따른 극심한 정치적 갈등, 국정 혼란으로 인한 고통을 감내해 왔다. 국가적으로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경제와 안보 파고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는 위기 극복을 위한 ‘골든 타임’을 대통령 부재라는 조건 속에 사실상 허비하고 있다. 이런 국가적 상황과 국민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지금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윤심(尹心)’ 논란을 자초해선 안 된다.
국민의힘은 탄핵 정국에서 탄핵 반대와 찬성으로 나뉘어 심한 내부 갈등을 겪었다. 이 갈등을 치유하고 하나 된 모습으로 대선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또 윤심 논란과 친윤·비윤 갈등이 벌어지면 그 결과가 무엇이겠나. 그게 윤 전 대통령에게는 무슨 도움이 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