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차 공판을 마친 뒤 차량을 타고 서초동 사저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 일부가 ‘윤석열 어게인’ 신당 창당을 위한 기자회견 계획을 밝혔다가 4시간 만에 취소했다. 이들은 창당 배경에 대해 “국민의힘이 담을 수 없는 2030과 자유진영의 목소리를 담아 정권 재창출과 단일화를 향해 연대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지금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기자회견을 만류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이 신당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이 말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탄핵에 반대했던 윤 전 대통령 지지 단체와 지지자들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곧바로 승복 입장을 밝혔다. 우려와 달리 거리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라 안정과 미래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 주변에서 신당 해프닝이 벌어진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그에 앞서 이상하다.

이미 탄핵 찬성, 반대로 갈라져 있는 국민의힘 쪽에 또 신당을 만들어 무얼 하자는 건가. 계엄 파동으로 국힘 쪽은 다 합쳐도 이기기 힘들어졌는데 대체 무슨 속셈인지 알 수가 없다. 계엄으로 파면된 전 대통령이 자숙하지 않고 신당을 만들어 정치를 한다면 상식 있는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 파면된 뒤 “이기고 돌아왔다” “대통령 3년 하나, 5년 하나 마찬가지”라는 윤 전 대통령 발언만큼이나 황당하다.

지금은 윤 전 대통령의 절제와 자중이 필요하다. 신당 소동 이후 국힘 경선 후보들 간에는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두고 갈등이 표출됐다. 탈당을 요구한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다고 했고, 탈당 반대 후보들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한심할 정도로 밀리고 있는 사람들이 이러고 있으니 지지층도 혀를 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