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경선 시작 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선 후보 8명은 1차 토론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탈당과 탄핵에 대한 사과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4명은 계엄 옹호를 비판하며 윤 전 대통령 탈당과 거리 두기를 주장한 반면, 다른 4명은 탈당 요구가 도리가 아니라며 윤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맞섰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보름이 넘었지만 여전히 탄핵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비상계엄으로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국민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책임을 밝히고 사과하는 게 도리지만 그런 후보는 없었다. 윤 전 대통령 논란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고 표를 얻겠다는 궁리뿐이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 때리기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믿을 수 없는 거짓말 후보” “당선돼도 대법원 판결로 다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일부 후보는 이 후보의 공약이 적힌 종이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하지만 무너진 국정 시스템을 어떻게 되살리고 경제·안보 위기를 돌파할지에 대해선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로지 ‘이재명 때리기’뿐이었다. 이래서 어떻게 국민에게 믿고 표 달라고 할 수 있나.
당 주변에선 ‘윤심(尹心) 팔이’가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신당’ 창당 선언을 추진했던 변호인단 일부는 윤 전 대통령과 식사를 함께한 사진을 올렸다. 한 인사는 “윤버지(윤석열 아버지)”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만류로 창당을 보류했다”더니 계속 군불을 때고 있다.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해 온 목사는 “윤 전 대통령을 모셔오겠다”며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파면당해 재판 중인 전직 대통령을 대선판에 끌어들여 어쩌자는 것인가.
윤 전 대통령은 “신당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그 말도 믿기 어렵다. 윤 전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뗀다는 명확한 메시지와 함께 모든 공개 행보를 멈추고 자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