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에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순)가 2차에 올라가며 경선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탄핵 찬반 후보가 2대2로 균형을 이룬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독주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고 국민 통합을 이룰 것인지 등 미래 이야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안철수 후보는 계엄과 탄핵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을 약속하자고 다른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그는 “과거의 실책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도 “계엄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는 마음이 국민의 의지로 모이고 있다”고 했다.
계엄이 불가피했다고 생각하는 일부 국민도 있고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국가 혼란과 이재명 독주 현상은 계엄이 불러온 것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지금의 조기 대선도 계엄 때문이다. 집권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후보들은 이 책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마땅하다. 여기에서부터 새 출발이 이뤄질 수 있다. 탄핵에 반대였던 김문수, 홍준표 후보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대승적으로 4명 후보 모두가 한자리에서 국민에게 사과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경선은 ‘키높이 구두’ 같은 수준 이하의 공방이 아니라 분열된 나라를 어떻게 통합하고 경제에 어떻게 활력을 불어넣을 것인지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신임 여부를 놓고 고민하게 될 것이다.
다음 경선은 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로 이뤄진다. 그러나 민심과 동떨어진 주장을 하는 후보들이 탈락하는 흐름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누가 소수 지지층이 아닌 국민 다수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변화의 의지를 밝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그래야만 국힘에 작은 희망이라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