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cel
Cancel
live
취임 100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 전쟁' 후유증으로 지지율이 39%로 떨어졌음에도 트럼프는 "미국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관세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AFP연합뉴스

세계에 관세 폭탄을 던지던 트럼프는 취임 100일을 맞아 “관세가 작동하면 소득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 “대규모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지만 미국은 주가 폭락, 달러 가치 폭락, 물가 급등 등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경제 대통령’을 기대하며 표를 몰아준 미국 제조업 중심지, 이른바 ‘러스트 벨트’에선 자동차 관세 직격탄을 맞아 해고 근로자가 크게 늘고 있다. 농축산물 농가들은 중국의 보복관세 탓에 대두, 돼지고기 수출 주문이 50~70%나 줄어 아우성이다.

일반 국민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는 “인내심을 가지라”고 했지만, ABC·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39%로, 1945년 이후 취임 100일 대통령 지지율로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달러 신뢰도가 떨어져 투자자들이 미 국채 투자를 기피하고 달러 가치는 연일 급락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2.7%에서 1.8%로 내렸다.

“미국 경제 역사상 가장 큰 자해극”(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란 비판이 많지만, 트럼프는 “미국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지난 100일의 충격과 혼돈이 임기 4년 내내 이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경제성장의 95%를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선 악몽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미국과의 첫 통상 협상에서 ‘7월 패키지’ 틀에 합의했지만, 미국의 속도전에 말려들지 말고, 협상 타결을 최대한 늦추며 국익 사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트럼프를 보며 경제엔 기막힌 묘수 ‘한 방’이란 없다는 사실을 다시 절감한다. 트럼프는 관세를 ‘아름답다’고 하면서 미국 경제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만능열쇠처럼 주장했지만 결과는 반대다. 경제엔 혁신하는 기업인, 성실한 근로자, 예측 가능한 정치, 혁신을 가능케 하는 환경 등 근본 구조를 튼튼히 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