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일생 동안 1번이라도 교통사고로 다칠 확률은 35.2%라고 한다.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은 1.02%다. 대략 3명 중 1명이 사고를 당하고 100명 중 1명이 죽는다. 암에 걸릴 확률보다 높다. 그래도 한국 기업은 매년 자동차 250만대를 생산하고, 한국인은 매년 자동차 180만대를 구입한다. 교통사고로 한해 3000명 이상 죽지만 자동차를 추방하자고 시위하는 사람은 없다.

만물상 일러스트

▶사망 확률이 1만년에 1명인 횡액이 있다. 이 확률이 무서워 수만, 수십만 명이 거리에 쏟아져 나와 무언가에 씐 듯 추방 시위를 벌이는 광경을 믿을 수 있을까. 13년 전 광우병 사태 때 광화문 네거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한국인의 미국산 쇠고기 섭취량과 발병률을 계산하면 감염 확률은 무시할 수준이다. 그런데 전문가 말보다 “한국인의 인간 광우병 감염 확률이 94%”라는 얼치기들의 거짓 주장이 먹혀들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회의에서 경북 울진의 신한울 1호기 원자로에 비행기가 추락할 확률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울진엔 사실상 공항이 없다. 정치적 고려로 만든 울진공항은 취항하는 항공사가 없어 비행훈련원으로 사용 중이다. 원전을 지나는 비행기 항로도 없다. 그런데도 일부 위원이 난데없이 항공기 충돌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가 미 에너지부 계산 지침에 따라 확률을 제시했다. 1000만년에 1번. 바꿔 말하면 한해에 이 원전에 비행기가 충돌할 확률이 1000만분의 1이라는 것이다. 사실상 제로(0)에 수렴한다. 그러자 한 위원이 이렇게 대들었다. “그러니까 신경 끄자? 그러면 미사일은? 그것도 확률로 따질 거요? 북한 장사정포가 발전소를 까면? 다른 데다 쐈는데 우발적으로 떨어지면?”

▶한국에서 벼락 맞을 확률은 600만분의 1이다. 독이 든 음식을 먹고 죽을 확률은 300만분의 1, 화재로 죽을 확률은 40만분의 1, 화장실에서 다칠 확률은 1만분의 1이다. 세상이 무서워서 어떻게 밖을 나다니는지 모르겠다. 원안위는 작년 11월 이후 이런 식으로 회의만 11번째 하면서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어떤 위원은 “쓰나미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전문가 말에 “그러면 홍수 대책을 내놓으라”고 했다. 다음엔 소행성 충돌 대책을 내놓으라고 할지 모르겠다. ‘탈원전’ 눈치 보느라 허가해 주기 싫어서 저러는 것이다. 신한울 1호기는 이미 완공됐다. 가동을 못해 생산 못 하는 전기값만 하루 20억원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