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78] 옛 사진
옛 사진 수십 년 전 시간들이 힘겹게 빠지느라 인화된 사각 종이 오늘만큼 늙어 있다 이름만 남겨 놓고서 지워진 사람도 몇, 함께한 얼굴들이 과거에서 돌아 나와 웃던 이는 웃음만큼 넌지시 눈짓한다 가슴에 빈방 있냐고 세 들어 살겠다며, -이승은(1958-) -----...
 
3시간 전
|문태준 시인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70] 아메리카당
일론 머스크가 결국 창당할 모양이다. 반(反)트럼프, 비(非)민주당 세력을 규합하여 제3당으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겠다는 의지다. 19세기 중반 노예제 찬반으로 공화·민주 양당 체제가 굳어졌다. 그동안 좀처럼 제3당의 입지를 허용하지 않았다. 수많은 정당이 명멸했고 지...
 
3시간 전
|강헌 음악평론가
[조용헌 살롱] [1500] 전통 예술의 산실 '神廳'<신청>
호남을 예향(藝鄕)이라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 그 예향의 뿌리는 두 가닥이다. 하나는 대흥사 일지암(一枝庵)의 초의선사에서 진도 운림산방의 허소치로 이어지는 고급 문화의 맥이다. 또 하나는 판소리와 가야금 산조의 명인들을 배출한 나주의 ‘신청(神廳)‘이다. 나주의 신청...
 
3시간 전
|조용헌 동양학자
[新중동천일야화] 미국은 왜 그토록 이란을 싫어하나… 결정적인 네 장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12일 전쟁’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란의 체제 자체를 생존 위협으로 여기는 이스라엘이야 그렇다 치자. 미국의 이란 본토 선제공격은 의외였다. 반전 여론도 높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MAGA 진영의 반대도 컸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먼...
 
3시간 전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중동정치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295] 미국의 한국인 수석 무용수 서희
지난주 금요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최초의 한국인 수석 무용수 서희의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이었다. 1841년 초연한 낭만 발레의 대표작 ‘지젤’. 그날 서희의 퍼포먼스는 힘 있고도 아름다웠다. 큰 무대...
2025.07.04(금)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백영옥의 말과 글] [413] 함부로 애틋하게
개를 좋아한다. 공원 벤치에 앉아 강아지 보는 게 취미인데 개를 키우지 못하는 건 역설적으로 너무 많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개를 좋아하지 않는 건 얼마나 어려운가. 강아지와 절대 못 산다고 선언한 부모가 입양 후 개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SNS에 넘쳐난다. 정이현...
2025.07.04(금)
|백영옥 소설가
[유현준의 공간과 도시] 공간 수축의 시대에 살아남는 법
우리는 재산을 동산과 부동산으로 나눈다. 동산은 움직이는 자산으로 현금이나 주식을 말한다. 부동산은 움직이지 않는 자산으로 땅이나 건물 같은 것을 말한다. 부동산은 다시 말해서 공간 자산이다. 공간이 많이 확보된 사람은 이를 자산으로 삼아서 돈을 벌 수 있다. 건물을 ...
2025.07.03(목)
|유현준 홍익대 교수·건축가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354] 제왕 권력의 부침
사람이 서 있는 곳을 가리켰던 한자가 위(位)다. 그러나 이 세상 수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자리가 있다. 황제의 자리, 즉 황위(皇位)다. 황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왕의 권좌는 달리 왕위(王位)라고 한다. 매우 특별한 권력의 자리다. 그래서 군주가 권좌에 앉는 일을 즉위(...
2025.07.03(목)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김교석의 남자의 물건] [16] 90년대 빈티지 패션이 올여름 다시 돌아왔다
이번 여름 메가트렌드는 빈티지 록밴드 티셔츠다. 몇 해 전부터 미국의 유명 스타들이 1990년대 록밴드 티셔츠를 경쟁적으로 입기 시작하면서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새 옷을 일부러 낡아 보이게 가공하는 고가의 브랜드부터 SPA 브랜드, 아동복까지 록밴드 로고가 보이지 않는...
2025.07.03(목)
|김교석 칼럼니스트
[황유원의 어쩌다 마주친 문장] [37] 첫인상의 힘
“좋은 소설이나 좋은 시가 그러하듯, 좋은 식당은 문턱을 넘는 순간 곧장 알아차릴 수 있다.” -킹슬리 에이미스의 논픽션 선집 ‘에이미스 컬렉션’ 중에서 살면서 쌓인 경험에 비춰봤을 때, 에이미스의 저 말은 대체로 옳다. 물론 몇 페이지 넘겨야 표정을 드러내는 소설도...
2025.07.03(목)
|황유원 시인·번역가
[양해원의 말글 탐험] [251] 오지라비
외식이라도 다녀오는 길일까. 어둠 깔린 산책길 옆 개울을 타고 내려오는 오리 식구를 만났다. 어미와 새끼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멀찌감치 뒤따라가 봤다. 어느 곳에 다다르자 하염없이 꼼짝하지 않는다. 근처일 법한 둥지 들키기가 싫은가? 오가는 이를 막고 싶어진다, 그만...
2025.07.03(목)
|양해원 글지기 대표
[천현우의 세상 땜질] SNS를 삭제하자 불행하다는 감정이 사라졌다
소셜미디어(SNS)는 사회악으로 자주 지목당한다. 실제 개인이나 사회에 끼치는 부작용이 크다.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광장의 풍경은 말처럼 아름답지 않다. 흐름은 너무나 빠르고 헛소리가 난무하며 나쁜 감정이 화장실 안 곰팡이처럼 퍼져나간다. 그 해악을 알면서도 ...
2025.07.02(수)
|천현우 용접공·작가
[윤희영의 News English] 폭염에는 '물 중독' 조심하세요
폭염(sweltering heat)이 기승을 부리는(be in full swing) 한여름에 들어서면서 수분 섭취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fluid loss from sweating)이 많아져 물을 하루에 2~3리터는 마셔줘야 한다고 한다....
2025.07.02(수)
|윤희영 기자
[2030 플라자] 베란다 식물을 키우다보니… 조용히 나도 성장하는 이 기분
매일 아침 눈을 제대로 뜨기도 전에 베란다로 향한다. 밀짚모자를 푹 눌러쓰고 물뿌리개를 챙겨, 3평 남짓한 나의 작은 정원 앞에 선다. 줄지어 선 화분들은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겨울을 무사히 버텨낸 식물들이 봄기운을 맞아 새잎을 틔워내고 나면, 본격적인 물...
2025.07.02(수)
|강민지 ‘따님이 기가 세요’ 저자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202] Drag them into the light. Confront the trauma
영화 ‘프레이 포 더 데블(Prey for the Devil·2022·사진)’은 악마가 우리의 가장 깊은 상처와 수치심을 양분으로 삼는다는 사실을 섬뜩하게 그려낸다. 전 세계적으로 악령의 빙의가 급증하자 바티칸은 다시 엑소시즘 학교를 연다. 하지만 구마 의식은 오직 사...
2025.07.02(수)
|황석희 영화 번역가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39] 이름을 붙이는 기쁨
여름 강물을 건너는 기쁨이여 손에는 샌들 なつかわ こ て ぞうり 夏河を越すうれしさよ手に草履 정수리가 타들어 갈 듯하다. 목이 바짝바짝 마른다. 서너 걸음만 걸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고 보송보송하던 살결은 어느새 갓 지은 인절미가 된다. 야속한 하늘은 이제 시작이라는 ...
2025.07.02(수)
|정수윤 작가·번역가
나의 가장 큰 천적은 '나'… 동주는 "와서 뜯어먹어라" 외쳤다
간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
2025.07.02(수)
|이숭원 서울여대 명예교수
[이응준의 과거에서 보내는 엽서] [21] '프라하의 작가' 카프카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속에 한 마리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 카프카의 ‘변신’ 첫 문장이다. 지금 나는 1883년 7월 3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프라하 거리를 걷고...
2025.07.02(수)
|이응준 시인·소설가
[김준의 맛과섬] [247] 서천 장항 복탕
장마가 그치더니 폭염이 쏟아진다. 몸을 다스리기 위해 복어를 즐길 계절이 됐다. 맛있는 복집이 자리를 잡으려면 인근에서 물 좋은 복어가 잡혀야 한다. 그리고 그 맛을 알고 즐기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첫째 조건인 복어가 많은 서식지는 강 하구다. 강물과 바다가 만나는 ...
2025.07.01(화)
|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김도훈의 엑스레이] [77] 프라다를 입는 악마가 물러났다
특정 업계를 잘 모르는 사람도 아는 이름이 있다. 멸종 직전인 내 직업군에도 있다. 고(故) 로저 이버트다. 영화 평론계를 모르는 사람도 이름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1975년 퓰리처상을 받은 첫 영화 평론가다. 아마 최후의 영화 평론가로 남을 것이다. 이버트가 유...
2025.07.01(화)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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