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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AI는 인간의 운명 즉 사주팔자도 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것도 불가능하다고 단정하지 못하겠다. 알파고가 바둑의 이세돌을 이기면서 시작된 AI의 신통력은 이제 인간 대신에 문장을 다루고 글을 쓸 수 있는 경지까지 도달하였다. 사람이 글을 쓴다는 것은 지적 작용의 총화인데, 이걸 AI가 대신할 수 있다고 하니 우리 시대는 새로운 우주에 진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드는 의문이 그 맞히기 어렵다는 주식 시세도 예측할 수 있느냐이다.

주식 시세보다도 더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인간의 팔자이다. 주식보다도 훨씬 더 장기적인 예측이 되어야 하고 변수도 더 많다. 현재 AI의 두뇌 세포가 1750억개라고 하는데, 앞으로 100조개쯤으로 용량이 늘어나면 이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모든 변수는 확장된 데이터 용량으로 커버가 가능하니까 말이다. 태어난 생년·월·일·시를 육십갑자로 조합하면 대략 60만개의 경우가 나온다. 성격유형검사인 MBTI의 유형이 겨우 16개밖에 안 된다. 애들 장난 수준이다. 여기에 비해 사주팔자는 오십 몇 만 개, 즉 60만개 유형이 도출된다. 이걸 AI로 입력시키는 것은 간단하다. 수백억개의 변수도 처리하는데 60만개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함정이 있다. 사람의 팔자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부분이 ‘신기(神氣)’라고 하는 대목이다. 신기는 신(神)의 영역으로부터 공급받는 어떤 기운이다. 고도의 직관력으로도 설명된다. 팔자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 데이터만 가지고 다 되는 게 아니고 신기까지 겸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DJ 정권 때 최규선 게이트가 있었다. 최규선은 팔자에 물이 많아서 홍수가 나는 운명이었다. 홍수가 나면 법과 규범을 소홀히 한다. 필자와 같이 데이터만 조금 가지고 있고 신기가 부족한 사람의 처방은 둑(제방)을 강화하라였다. 범람하는 물을 가두려면 제방을 튼튼하게 쌓아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하지만 도교 ‘옥추경(玉樞經)’에 나오는 뇌성벽력 신의 주문을 외워 신기가 충만했던 K도사는 ‘사막으로 가라’는 처방을 내렸다. ‘아무리 홍수가 나도 사막으로 가면 물이 다 흡수된다’였다. 최규선은 그 말을 듣고 사우디의 알 왈리드 왕자를 찾아갔고, 왈리드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같은 데이터를 보고도 ‘제방’이 아니라 ‘사막’으로 처방을 내리는 게 신기의 영역이다. 과연 신기라고 하는 직관의 영역을 AI가 커버할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