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빈의 레오폴트미술관(Leopold Museum) 내부. 오스트리아의 50센트 동전에 새겨지고 시민들에게 ‘빈의 재치’라고 애칭 되는 ‘제체시온(Secession)’ 빌딩의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다.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수도 빈은 미술, 음악,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교류하며 문화의 황금기를 구축했다. 여기에는 전통적 예술 방식에서 탈퇴하고자 했던 ‘빈 분리파(Wiener Secession)’도 한몫을 했다. 1897년 시작된 이 운동은 건축 분야에서는 흰색과 대리석, 기하학의 고전적 자태로 ‘디자인 양식의 멘델스존’으로 불렸다. 또한 회화에서는 자연의 문양, 금박 장식 등이 포함된 특유의 귀족적이고 여성스러운 우아함으로 일반인들의 취향이나 이해를 초월하는 미를 추구했다.

오토 바그너, 구스타프 클림트 등의 분리파 예술가들은 같은 멤버였던 요제프 올브리히가 설계한 ‘제체시온(Secession)’ 빌딩에 모여 함께 전시를 했다. 이 건물은 고전적 형태에 식물 장식으로 덮여 있는 금색 돔의 상징성으로 시민들에게 ‘빈의 재치’라는 애칭으로 통했다. 오스트리아의 50센트 동전에도 새겨져 있다. 특히 내부에 클림트가 벽에다 직접 그린 ‘베토벤 프리즈(Beethoven Frieze)’가 유명해 관람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 2) 빈의 레오폴트미술관(Leopold Museum) 내부. ‘빈 분리파(Wiener Secession)’는 특유의 고전적 자태와 여성적 우아함으로 일반인들의 취향이나 수준, 이해를 초월하는 미를 추구했다.

분리파 예술가들은 아돌프 루스가 설계한 카페 무제움(Café Museum)에 모여 새로운 예술을 논의하고 실천으로 옮겼다. 예전 빈의 가장 오래된 카페인 ‘프라우엔후버(Frauenhuber)’에서 베토벤,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등이 연주했고, 빈의 카페 테이블에 둘러앉은 작가들이 ‘커피하우스 문학’의 장르를 탄생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빈이라는 도시는 그야말로 머물고 싶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연극, 오페라, 음악, 미술의 축제가 끊이지 않고 매일 새로움과 우아함이 넘쳐난다. 그래서 별명이 ‘살아 있는 우편엽서’다. 빈 레오폴트 미술관의 소장품들이 오늘 국립중앙박물관의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를 통해서 소개된다. 클림트, 에곤 실레 등 빈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그림, 디자이너 콜로만 모저(Koloman Moser)의 공예품을 통해서 이 도시의 정서와 ‘빈 분리파’의 예술 언어를 경험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진 3) 아돌프 루스가 설계의 카페 무제움(Café Museum) 내부. 빈 분리파 예술가들이 모여 새로운 예술을 논의하던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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