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을 들여다본 참여연대 출신 회계사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14일 전화 인터뷰에서 “공공 기관이 핵심적 리스크를 부담해 일궈낸 과실(果實)의 상당 부분을 특정 개인 사업자들이 차지한 상황에서 이들이 누구이고, 과연 정당한 수익을 가져간 것인지 규명해봐야 한다”고 했다. 김 회계사는 이달 초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된 자금 흐름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 업체와 공동으로 특수 목적 법인 ‘성남의뜰’을 설립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하지만 성남의뜰 전체 지분의 50%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최근 3년 동안 1830억원을 배당받은 반면, 그보다 적은 지분을 보유한 화천대유(1%)와 SK증권(6%)이 같은 기간 각각 577억원과 3460억원을 배당받았다. 화천대유는 얼마 전까지 모 경제 매체 간부로 재직한 김씨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SK증권은 김씨와 그가 모집한 투자자 6명으로 구성된 ‘특정금전신탁’이다. 실제 소유주가 SK증권이 아니라 SK증권에 ‘성남의뜰에 투자해달라’고 돈을 맡긴 투자자 7명이라는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아파트 단지/장련성 기자

김 회계사는 “화천대유와 SK증권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별다른 위험 부담 없이 배당금만 과도하게 챙기고 있다”며 “시행 사업에서 핵심 리스크로 꼽히는 지주 작업(땅 매입), 인허가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나서서 해결했는데, 수익 배당금은 민간이 더 많이 가져가는 형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화천대유 감사 보고서를 보면 차입금 명목으로 여러 곳에서 수천억원을 빌려 오는데, 사업 목적에 맞게 쓴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회계사는 화천대유 소유자인 김씨와 그가 모집한 투자자 6명에 대한 특혜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계사는 “김씨가 어떤 경로로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됐는지, SK증권에 신탁 형태로 참여한 투자자 6명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성공적인 공공 환수 사업이라고 단정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또한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배당 방식을 설계하고 결정한 인물이 누구인지도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