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5일 서울 양천구 CBS사옥을 찾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성적을 ‘25점’으로 매기면서 ‘반윤(反尹) 여론전’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와 유튜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효력 정지 가처분이 인용되면 누가 창당하려 할 것 같다”며 정계 개편 가능성도 제기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이 전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게 되면 친윤계가 창당 같은 정치적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란 취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제가 만약 지금 전당대회(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라면 ‘저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윤핵관과 그 호소인의 성공적 은퇴를 돕겠다’는 한마디로 선거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핵관이나 그 호소인에 대한 감정이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서는 그 말을 할 수 있는 자와 아닌 자로 선거가 구분된다. 그 말을 할 수 있는 자들을 국민이 주목할 것”이라고도 했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고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 의원들이 여당 지지 성향이 높은 “초초초 우세 지역구”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들을 공천 개혁 대상으로 지목했다. 그는 “그분들이 지금 기세등등할 수 있는 이유는 어딘가에다가 줄을 잘 서면 다시 공천을 받을 수 있고 우세 지역구에서 또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다는 것 때문”이라며 “그걸 깨기 위해서는 공천 시스템뿐만 아니라 당원의 구성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을 가리켜 ‘이 XX 저 XX’라고 했다는 데 대해 “개인적으로 수모”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과 결별 선언인가’라는 질문에는 “결별 선언할 것 같았으면 이렇게 안 한다”라고 답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 다시 손잡을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둔 발언”이라는 말이 나왔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의 장외 여론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더 이상 ‘이준석 신드롬’은 없다”며 “정치판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 1년 전 상황으로 착각하고 막말을 쏟아내며 떼를 쓰는 모습은 보기에 참 딱하다”고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은 지나쳤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도 못 하게 만들고 있는 형국이 되어 통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