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8%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전화 면접 방식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민주당을 오차 범위(±3.1%p) 밖에서 앞선 것은 처음이다. 무당층(無黨層)은 전체 응답자의 12%였는데, 중도층에서는 18%, 20대와 30대에선 각각 24%와 20%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거나 모른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향후 조기 대선 등이 현실화할 경우 중도층과 20·30대 여론의 향방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백형선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41%, 민주당 지지도는 33%였다. 이어 조국혁신당 8%, 개혁신당 4%, 진보당 1%였다. 지난달 28~29일 실시한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신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27%로, 민주당(38.2%)에 11.2%p 뒤졌었다.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양당 격차는 오차 범위 내로 좁혀졌다. 지난 16일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사의 전화 면접 방식 전국 지표 조사(NBS)에선 국민의힘(35%)이 민주당(33%)을 2%p 앞서며 오차 범위 내에서 역전했는데, 이번 조선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서 국민의힘·민주당 지지도 격차가 오차 범위 밖으로 벌어진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이번 조사에서 연령대별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도는 20대 32% 대 33%, 30대 30% 대 35%, 40대 27% 대 43%, 50대 44% 대 32%, 60대 52% 대 26%, 70대 이상 59% 대 25%였다. 20·30대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다음으로 개혁신당(20대 9%, 30대 7%)을 지지했고, 40대 이상은 국민의힘·민주당 다음으로 조국혁신당(40대 14%, 50·60대 각 11%, 70대 이상 4%)을 지지했다.

지역별로는 영남에선 국민의힘, 호남에선 민주당이 50% 이상 지지도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섰다. 서울 지역 응답자의 43%는 국민의힘, 36%는 민주당을 지지했고, 인천·경기 응답자의 36%는 국민의힘, 35%는 민주당을 선택했다. 대전·충청 거주자는 국민의힘 43%, 민주당 27%였다. 다른 지역의 국민의힘·민주당 지지도는 대구·경북 63% 대 13%, 부산·울산·경남 51% 대 25%, 호남 11% 대 56%, 강원·제주 44% 대 32%였다.

차기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자(452명)의 81%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자(444명) 중 민주당 지지자는 66%였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 3명 중 2명이 민주당의 집권을 바란 것이다. ‘정권 교체’ 응답자의 14%는 조국혁신당, 4%는 개혁신당, 3%는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응답자는 11%(109명)로, 이들의 32%는 무당층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공감한다’는 응답자의 75%가 국민의힘, 8%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자의 54%는 민주당, 13%는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했다. ‘개헌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자의 51%는 국민의힘, 25%는 민주당을, ‘필요하다’는 응답자의 38%는 민주당, 33%는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무당층은 중도, 20·30대에서 20% 안팎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1005명 가운데 12%(‘지지 정당 없다’ 11%+‘모름·무응답’ 1%)가 무당층이었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중도(319명)의 18%가 무당층이었고, 보수(357명)와 진보(260명)의 무당층은 각각 9%와 5%였다. 연령별로는 20대의 24%, 30대의 20%가 무당층이었다. 40대 이상에서 무당층이 6~11%로 집계된 것과 비교할 때 20·30대 무당층이 40대 이상보다 더 많았다.

차기 대선 주자 양자 가상 대결 조사에서는 여야 후보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의견 유보층’이 30~40%대로 나타났다. 여권 주자인 ‘김문수·오세훈·한동훈·홍준표(가나다순)’와 야권 주자인 이재명·우원식의 양자 가상 대결 결과를 보면 40% 이상 지지를 얻은 후보는 없었고, ‘지지하는 인물이 없다’와 ‘모름·무응답’이 50%에 육박한 경우도 있었다. 여야 진영별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가장 앞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양자 가상 대결 조사에선 의견 유보층이 33%로 가장 적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의 가상 대결 조사에선 의견 유보층이 49%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