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6·3 대선 경선이 ‘경선 규칙 논란’에 이어 TV 토론회 개최 횟수를 두고도 논란을 빚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와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3파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경선에서, TV 토론회 개최 횟수가 너무 적어 “이 전 대표만 유리하고, 김 지사와 김 전 지사는 따라잡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도 뺏겨버렸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서 후보자 TV 토론회를 2회 개최하기로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1차 TV 토론회는 오는 18일, 2차 토론회는 다음 주에 열 예정이다.
민주당은 경선 일정이 빠듯해 TV 토론회를 2회보다 더 많이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19일과 20일 각각 충청권과 영남권 경선을 열고, 26일과 27일엔 호남권과 수도권·강원·제주 지역 경선을 개최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27일에 최종 후보가 확정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사흘간 결선 투표를 진행해 다음 달 1일 최종 후보가 확정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주일을 조금 넘는 시간 만에 순회 경선을 치르기 때문에 각 후보의 개별 일정을 고려하면 TV 토론회를 더 많이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김 지사와 김 전 지사 측은 “노골적인 ‘이재명 밀어주기’가 당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 지사 측은 “지난 대선과 비교하면 2번은 너무 적다. 거의 요식 행위 취급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2021년 경선 때 예비경선 TV 토론회만 4번을 했고, 본경선 TV 토론회는 13번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치러진 2017년 경선 때도 예비경선 TV 토론회 2번, 본경선 9번 등 10번 넘는 TV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당 안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본경선 TV 토론회를 거의 10번은 한 셈인데 이번에 2번은 좀 너무했다”는 말이 나왔다.
비명계의 한 의원은 “TV 토론회는 후보가 가진 비전, 공약 등을 가장 직접적으로 유권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 자리”라며 “이걸 몇 번 못하게 하면 사실상 ‘이름값’만으로 선거를 치르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이재명 전 대표가 워낙 독보적으로 앞서 있는 국면이긴 하지만 다른 후보들에게도 최소한의 공정한 경쟁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며 “당의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김 지사와 김 전 지사 측에서는 “기탁금이 아깝다”는 말까지 나왔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 경선 후보자의 등록 기탁금을 4억원으로 결정했다. TV 토론회를 훨씬 더 많이 열었던 지난번 대선과 같은 금액이다. 민주당은 “기탁금은 국민 여론조사 등에 쓰이기 때문에 TV 토론회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했지만, 김 전 지사 측은 “TV 토론회 2번에 4억원 내는 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