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 총살 사건과 관련, “희생자가 어떻게 북한 해역으로 가게 됐는지 경위와 상관없이 유가족들의 상심과 비탄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매우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아무리 분단 상황이라고 해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분노도 충분히 짐작하고 남는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지난 21일 A씨가 실종된 지 일주일(170시간)만이자 23일 오전 8시30분 참모들로부터 이번 사건 관련 첫 대면 보고를 받은 지 125시간 만에 나온 문 대통령의 첫 육성 메시지였다. A씨가 북한군에 의해 총살된 지 136시간 만에 공개 석상에서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군의날 기념식 기념사에서도 북한군의 A씨 총살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단한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평화’를 강조하고 이번 사건에서 북한의 책임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북한의 지난 25일 통지문을 언급하면서 북측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는 점만 부각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안보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정부의 책무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우리 정부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요구한 지 하루 만에 통지문을 보내 신속히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며 “사태를 악화시켜 남북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북한의 분명한 의지 표명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히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국민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온 것에 대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도 했다. 이어 “그만큼 김정은 위원장도 이번 사건을 심각하고 무겁게 여기고 있으며 남북 관계가 파탄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도, 남북 관계의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