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주치의로부터 치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대통령은 최근 치과 치료를 받았다”며 “다만 발치(拔齒) 여부는 대통령 건강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선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발음이 평소보다 더 부정확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앞서 지난 6일 충남 공주 중앙소방학교에서 열린 ‘소방의 날’ 기념식 때는 문 대통령 입 주위에 붓기가 있다는 말도 나왔다. 이에 “문 대통령의 치통(齒痛)이 심하거나, 최근 치아를 또 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는데, 청와대가 “치과 치료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 비서실장으로 근무할 때부터 치통으로 고생하며 치아를 10개나 뽑았다. 평소 연설할 때 ‘바람 새는 소리’가 자주 나는 이유도 이때 한꺼번에 빠진 치아의 영향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책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나뿐 아니라 이호철 비서관을 비롯해 민정수석실 여러 사람이 치아를 여러 개씩 뺐다”고 했다. 이어 “웃기는 것은 나부터 시작해 직급이 높을수록 뺀 치아 수가 많았다”며 “우리는 이 사실이야말로 직무 연관성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고 했다. 청와대 비서실 근무가 그만큼 격무라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16년 4월 민주당 전(前) 대표로 총선을 치른 뒤에도 치아 하나를 뽑아 총 11개를 임플란트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치아 수난’으로 고생하는 청와대 고위 참모도 여럿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최근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치아를 여러 개 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1년 8개월 동안 청와대에 있으면서 모두 6개의 치아를 빼고 임플란트를 했다. 지금은 민주당 국회의원이 된 정태호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도 청와대 근무 중 치아가 2개 깨졌다고 한다. 이들 외에 피로와 격무로 현재 치아 치료를 받고 있는 청와대 참모도 상당수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와 치아의 악연이 예외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