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10일 새벽 진행한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6′형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4A'형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북한 조선중앙TV가 녹화 방송한 열병식에는 마지막 순서로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신형 ICBM이 등장했다. TEL의 바퀴 수만 보더라도 북한이 마지막으로 개발한 화성-15형(9축 18륜)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져 사거리가 확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사일의 탄두부 길이도 길어져 다탄두 탑재형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이날 새로 공개한 ‘화성-16’형ICBM 은 2017년 11월 발사한 ‘화성-15’형을 개량한 것으로 군과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신형 화성-16형 ICBM의 탄두부는 화성-15형과 비슷하게 뭉툭한 형태였지만 길이와 직경이 더 굵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화성-16형'이 사거리가 연장된 ‘다탄두 탑재형’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고 정밀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다탄두 ICBM 개발에 성공했다면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이날 화성-16형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대(TEL)는 11축 22륜(바퀴 22개)으로 나타났다. 화성-15형의 이동식 발사대 9축 18륜(바퀴 18개)보다 많았다. 국방부는 화성-15형은 길이 21m, 직경 2m, 사거리는 1만3000㎞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화성-16’의 경우 이보다 길이가 2∼3m가량 긴 23∼24m로 추정된다. 외형상으로 직경도 화성-15형(2m)보다 약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추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체를 고체 연료 엔진으로 개발하고 보조엔진을 추가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정은은 연설 도중 주민들에게 재난을 이겨내자고 호소할 땐 눈물을 흘렸지만, 신형 ICBM이 등장할 땐 웃음을 지었다.
또 이날 새로 공개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A형’도 주목받고 있다. ‘북극성-4A형’ SLBM은 북한이 작년 10월 2일 발사한 ‘북극성-3형’보다 직경이 훨씬 굵었다. 북한이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3000톤급 잠수함이나 4000톤∼5000톤급 잠수함 탑재용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킴스(전술지대지미사일) 등 탄도 미사일 2종, 400mm급 대구경 방사포 및 500~600mm급 초대형 방사포 등 ‘신무기 4종 세트’의 개량형도 공개됐다. 이들 신무기 4종 세트는 한·미 미사일 방어망으로 요격이 어렵거나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북한의 이스칸데르 및 에이태킴스 미사일, 대구경 및 초대형 방사포 등은 최대 비행고도가 30~50㎞에 불과해 경북 성주기지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사드 체계(요격고도 40~150㎞)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및 방사포 최대 비행고도는 지난 3월2일과 9일 발사된 초대형 방사포(직경 600㎜급)가 35㎞, 3월21일 발사된 북한판 에이태킴스 미사일은 50㎞, 3월29일 발사된 대구경 조종방사포(직경 400㎜)는 30㎞였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인 초대형 방사포와 실전배치가 진행 중인 300㎜ 방사포는 유사시 한·미 주요 기지들의 요격 미사일들을 무력화할 수 있는 위협적 존재로 평가된다. 초대형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는 380여㎞에 달해 주한미군의 심장부인 평택·오산기지는 물론 성주 사드 기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F-35 스텔스기가 배치된 청주기지 등에 배치된 한·미 양국 군의 패트리엇 PAC-3 미사일, 사드 레이더 및 미사일 발사대 등을 타격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 200여㎞에 달하는 300㎜ 방사포도 평택·오산 미군기지, 3군 본부가 모여 있는 계룡대, 한국군 중북부 지역 공군기지 등을 때릴 수 있다.
북한은 최근 ‘신무기 4종 세트'에 대한 실전배치 및 부대재편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포병전문가인 박정천 군 총참모장이 최근 인민군 원수로 파격 승진한 것은 수해 및 태풍 복구에서 군의 역할을 평가한 점도 있지만 ‘신무기 4종 세트’ 대한 실전배치 완성 등 군사적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작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의 최상위급 의사결정기구인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곧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북한 열병식에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가 모두 공개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열병식에서 눈길을 끈 것은 북한군의 전차와 자주포, 전술차량, 소총, 방탄복, 군복 등 개인 전투체계 등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부분이다. 특히 군복은 중국군의 군복과 유사한 모양으로 완전히 변신했다. 사회안전군 무장기동대는 우리의 경찰특공대와 비슷한 검은색 군복으로 변화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제를 뚫고 어떻게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전략무기 및 개인전투 체계를 업그레이드 했는지 관심사다.
한편 이날 열병식에는 림광일 정찰총국장이 정찰총국 대열을 인솔하고 나왔다. 전자작전교란 부대도 새롭게 등장했다. 이날 북한 비행기 편대가 열병식 광장에서 북한 노동당 마크와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의미하는 75라는 숫자를 불꽃으로 새기는 등 에어쇼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