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사들의 코로나 과잉 방역, 부실 급식 문제 폭로로 홍역을 치른 국방부가 “휴대전화를 통한 자체 익명 고충 처리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병영 내 부조리를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외부에 고발하기 전에 내부 시스템으로 접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6일 “근본적으로 익명성에 근거를 두고 소통 채널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군은 기존의 ‘국방 헬프콜’ 운영을 개선하는 방안과 새로운 소통 채널을 만드는 방안, 각 군의 기존 소통 채널을 통합·운영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현재 ▲인권존중센터 ▲감찰실 고충 처리 ▲양성평등 상담관 ▲지휘관 ‘마음의 편지’ ▲군종장교 개인 상담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해군도 카카오톡 기반의 ‘바다지킴이 해군 천사톡’ 등 자체 모바일 상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군이 내부 상담 창구를 개선한다고 해도 병사들이 이를 활용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병사들이 소셜미디어로 몰린 이유가 ‘철저한 익명성’과 즉각 모두에게 공개되는 ‘파급력’ 때문인데 ‘군용 신고 시스템'이 이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선 병사들 사이에선 ‘간부들이 익명성을 잘 보장해주지 않는 데다, 주먹구구식으로 의혹을 덮거나 오히려 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잦다'는 의구심이 여전히 높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들이 군 시스템을 불신하는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국방 블라인드 시스템’을 구축해 민간보다 우월한 경쟁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