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한국 공동 사진기자단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25일(현지 시각) 미국의소리(VOA)에 보낸 성명에서 “김정은은 북한 정부를 이끌기보다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반인륜 범죄에 대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어쩐 일인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김정은을 무슨 ‘가치 있는 지도자'로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미 타임지 인터뷰에서 김정은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평가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다행히도 한국민들은 북한 정권에 대한 문 대통령의 망상(delusion)을 간파해 왔다”며 “김정은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정도로 인권을 조직적으로 유린하는 정부를 이끌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은 무자비하고, 권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인권을 침해하는 어떤 종류의 잔혹 행위도 저지를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이 단체는 또 “북한 주민들이 느끼는 두려움이야말로 김정은이 그 정도의 경제적 실정과 비참함 가운데서도 국가를 계속 통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요인”이라며 “김정은 권력 핵심은 핵무기나 선전이 아니라 인권 유린”이라고 했다.

한편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전 장관은 지난 26일 김정은 지도력에 대해 “절대 왕조 국가의 군주 특성과 현대 기업 CEO(최고 경영자)의 자질을 겸비했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제주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고 “집권 초기에 비하면 김 위원장의 권력은 상당히 안정돼 있다”고 했다. 이어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도 살아남았던 김정일과 비교해도 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정권”이라며 “국가 운영 방식도 정상 국가로 이미 이행됐고, 주민 지지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