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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은 “현 정부 들어 한미 연합군이 헬기나 탱크, 전투기 사격 훈련을 할 곳이 없어서 알래스카나 하와이, 주일미군기지, 심지어 미 본토 네바다까지 원정 가서 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래선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 전 부사령관은 조선일보 유튜브 겸 팟캐스트 ‘강인선·배성규의 정치펀치’에 출연, “경북 포항에 있는 아파치 공격헬기 사격장이나 기타 공군 사격장 등이 지역민원이라든가 여러가지 이유로 점점 축소되고 야간 사격 훈련도 10시로 제한해 사실상 훈련을 할 수가 없다”며 “훈련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가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폴란드·리투아니아와 접경한 벨라루스 서부 그로드노 지역의 훈련장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군의 연합훈련에 동원된 헬기가 사격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준비설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는 우방인 벨라루스의 여러 훈련장에서 지난 10일부터 '연합의 결의 2022'이라고 명명된 연합훈련을 개시했다. /연합뉴스

최 전 부사령관은 “소규모 부대의 기동 훈련은 할 수 있지만 전차나 공격헬기, 전투기 등의 대형 무기는 국내에서 현장 실사격을 하지 못하면 그걸 위해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이 훈련을 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들여서 장비를 싣고 알래스카까지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외 훈련을 나가면) 장비도 그걸 운용할 전투원도 모두 국내에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정작 국내에선 전력 공백이 생기게 된다”며 “또 장비·인력 이동 시 발생하는 비용을 주일미군은 일본 정부가 추가로 대지만 주한미군은 방위비분담금 내에서 써야 하기 때문에 미군의 불만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은 항상 전투 준비가 돼 있는 군대를 원한다”며 “훈련을 해야 군대이지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유명무실한 군대가 된다”고 했다.

최 전 부사령관은 “문재인 정부는 종북·친북적 이념을 갖고 대북 문제와 국방 안보 정책에 접근했다”고 비판했다. 국가 안보보다는 북한 눈치를 보고 김정은과 정상회담 쇼를 하는 데만 골몰했다는 의미다. 최근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 군은 국민의 군대 아닌 당(黨)의 군대로 전락했다”는 취지로 말했었다. 최 전 부사령관은 “문 정부 들어 유엔사를 무력화하려고 했고 전작권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면서 “한미 연합 방위 태세와 한미 동맹이 크게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직 장성급 인사 1300여명은 문 정부의 안보국방 정책을 비판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최 전 부사령관과 김용우 전 총장 등도 여기에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최 전 부사령관은 “내가 장성들의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윤 지지 의사를 밝히려 하자 (여권에서) 전화가 와서 (배은망덕이라는) 그런 소리를 했다”고 했다. 그는 “내가 군복을 벗고 자연인으로서 헌법에 나와있는 자기 의사를 표시하는데 그게 무슨 잘못이냐”며 “문 정부가 나를 진급시켜 줬기 때문에 특정 정치인이나 정파를 지지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최 전 부사령관은 “문재인 정부 5년 만에 한미동맹이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면서 “한미 간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한국의 미국에 대한 로비 액수가 세계 1위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의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세계에서 대미(對美) 로비 금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이라며 “과거에는 일본이 1위, 이스라엘이 2위, 한국이 3위였는데 현 정부 들어 로비 액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로비 비용은 미 의회나 백악관, 펜타곤(국방부) 등에 (한반도 관련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한국 정부와 단체, 기업 등이 쓴 돈을 말한다”고 했다. 이 같은 대대적 로비를 하지 않고서는 우리 의견을 관철하기 힘들 정도로 한미관계가 악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전 부사령관은 “과거엔 돼지갈비 살 것을 소고기 사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렇게 돈을 지출했는데도 결과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전엔 혈맹이자 가치동맹이었던 한미관계가 로비동맹으로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