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합동 지(地)·해(海)·공(空) 미사일 발사는 24일 오후 4시 25분에 개시됐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 약 2시간 만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우리 군이 북 도발을 경고하기 위해 입체적 무력 시위를 벌인 것은 2017년 11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이날 북한의 도발은 미·북 관계의 ‘최후의 안전판’으로 간주돼 온 모라토리엄(핵실험과 ICBM 발사 유예) 파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 자산의 한반도 출동도 뒤따를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16시 25분부터 동해상에서 합동 지·해·공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실사격에서는 우리 군의 ‘현무-2′ 지대지미사일 1발, ATACMS(에이태킴스) 1발, ‘해성-2′ 함대지미사일 1발, 공대지 ‘JDAM’(합동직격탄) 2발을 발사해 즉각적인 대응 및 응징 능력과 의지를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에는 언제든지 미사일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현무-2′ 지대지미사일은 우리 군의 대북 선제 공격 개념인 ‘킬 체인’의 핵심 수단이다. 수백 개의 자탄이 있는 에이태킴스는 미사일 하나로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우리 해군 이지스함과 구축함에 탑재된 ‘해성-2′는 사거리가 500㎞ 이상으로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 대부분을 때릴 수 있다. ‘개량형 스마트 폭탄’으로 불리는 JDAM은 전투기에 장착돼 운용되며 북한의 장사정포를 무력화하는 데 유용하다. 군 소식통은 “김정은 집무실과 지하벙커를 비롯해 북한 전쟁 지휘부를 무력화할 수 있는 화력”이라고 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미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출격시키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에 따라 전략폭격기 B-1 또는 B-52, 미 항모 전단, 스텔스 전투기인 F-22나 F-35의 한반도 전개 가능성이 거론된다. 양측은 또 다음 달 중순 시작되는 전반기 연합 훈련을 야외 실기동 방식으로 실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