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개별 양자 회담은 이번이 여섯번째다. 이번 회담은 한일 정상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열렸다.
대통령실은 빌뉴스의 한 호텔에서 이날 오후 1시 5분부터(한국 시각 오후 7시 5분) 약 30분간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다고 밝혔다.
회담장에 먼저 도착한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입장하자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다가가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함께 노력한 결과 한일 양국 관계는 개선과 발전의 방향으로 지금 움직이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협력해 역내 평화와 번영, 글로벌 현안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 제가 일한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함께 개척하고 있는 사이에 정부, 민간 양측에서 폭넓은 분야의 협력이 진전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인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며 “원자력 안전 분야의 대표적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고 했다.
이어 “계획대로 방류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 우리측과 공유하고, 방류에 대한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도 참여토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또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우리측에 그 사실을 바로 알려달라”고 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IAEA 종합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일본 총리로서 해양 방출 안전성에 만전을 기해 일본 및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해양 방출 개시 후 IAEA의 검토(review)를 받으며 일본이 시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공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일 이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획대로 즉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과 관련해 안보 협력 증진 방안 등도 의제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AP4) 정상회동에서 기시다 총리를 만났다. AP4 정상들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작년 다자 회의를 계기로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한 뒤, 올 들어 12년 만에 ‘셔틀 외교’를 복원하며 3차례 상대국을 오가며 정상회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