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다족보행로봇은 4층 건물 계단을 올라가 선두에서 적정(敵情)을 파악했다. 공중에서 비행하던 소총사격 무인항공기는 적 타깃 제거에 나섰다.
육군 25사단과 미 2사단·한미연합사단이 12일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의 일환으로 경기도 파주 무건리훈련장에서 실시한 ‘한미 연합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훈련’은 우리 육군의 무인무기체계 ‘쇼케이스’를 방불케했다.
이번 훈련은 전시 북한 지역에 흩어져있을 WMD(핵·화학·생물·방사능 관련 무기) 제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획됐다. 과거에도 유사한 훈련이 있었지만 올해 훈련은 전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꼽히는 무인무기체계가 대거 투입돼 눈길을 끌었다.
한미 군 장병 500여명이 참가한 이번 훈련에 한국 측은 정찰용 무인항공기(고정익), 정찰드론(회전익), 소총사격 무인항공기, 다목적 무인차량, 다족보행로봇, 폭발물 탐지제거로봇 등 무인 무기체계를 동원했다. 미국 측도 정찰·자폭 등의 다목적 군사용 로봇 ‘팩봇’을 투입했다. 군 관계자는 “사실상 육군 무인무기체계가 총출동했다고 봐도 된다”고 했다.
이날 훈련은 적 지역으로 침투한 육군 특수전사령부 정찰팀이 WMD 의심시설을 발견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관련 보고를 받은 육군 25사단 1개 보병대대와 사단 공병대대, 화생방지원대, 폭발물 처리반 등은 WMD 시설 탈취 작전을 시작했다. 먼저 정찰용 무인항공기와 정찰드론으로 의심시설 세부위치·규모·주둔 병력을 확인했다. 이어 소총사격무인항공기가 투입돼 적 타깃을 제거했다.
이후 연막탄을 터뜨린뒤 폭발물탐지제거로봇과 다목적무인차량이 의심시설 주변 철조망과 지뢰지대에 병력 투입로를 개척했다. 육군 병력은 시설 외부를 확보하고 다족보행로봇과 함께 의심시설 4층에 모인 적을 소탕하기 위해 이동했다. 4족보행을 하는 다족보행로봇이 4층 높이 건물을 계단을 통해 무리없이 올라가 정찰 임무를 수행했다.
미 스트라이커여단 중대는 팩봇과 함께 내부를 정찰하고 적을 소탕했다.
군단 통합지원특수임무부대를 지휘한 마동혁 대대장은 “군단 통합지원특수임무부대와 한미연합 WMD 대응부대 간의 연계 및 통합작전을 훈련해 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협력과 연합훈련을 통해 한미 양국 군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해 나가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