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중국·일본과 연합해 대항하기보다는 미국 측과 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대행은 이날 밤 공개된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일본이나 중국 같은 나라와 연대해 미국의 관세에 대항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우리는 그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3차 한·중·일 경제·통상 관계 장관 회의가 화제가 됐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비롯한 3국 간 통상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나란히 서서 서로의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미 정치권에서는 관세에 직면한 한국·일본이 중국과 연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한 대행은 3국이 장관급 회의를 자주 하고, 마침 통상 장관들끼리 회의를 할 차례였다고 설명하면서, “그 회의는 그렇게 특별한 회의는 아니었고, 통상적인 회의였다”고 주장했다.

한 대행은 “(한·중·일이 연합해서 하는) 반격이 상황을 극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히 한국에는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행은 “(그런 반격은) 실제로 세계 무역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한 대행은 한미 동맹이 매우 강력하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은 명확히 미국과 협상하고 싶다”고 했다. 이 인터뷰 5시간 뒤 한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관세와 조선(造船) 협력, 방위비 분담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 대행은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했다. 또 “하루이틀 안에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한 대행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기 전에 한미가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