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9일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각국을 상대로 이른바 ‘상호 관세’를 발효한 것에 대해 “보복 관세로 강경 대응하는 나라도 있지만,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한미 동맹을 안보 동맹이자 경제 동맹으로 더욱 튼튼하게 격상시켜 나가는 것이 보다 슬기로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행은 “게임 이론에서도 개별 플레이어가 이기적인 선택을 반복하면, 당장은 이익을 볼 것 같지만 결국은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이 나온다”며 “문제를 풀어가는 최선의 방식은 차분하게 상대방과 소통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을 끈질기게 찾아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전날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협상하고자 하는 뜻이 명확하다”며 “‘윈윈(win-win)’ 상황을 찾아내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일본과 연대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맞대응할 것이냐는 물음에도 “그런 식의 맞대응이 상황을 극적으로 개선시킬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특히 한국에는 정말로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대행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글로벌 자유 무역이 죽었다’고 말씀하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어떻게 그렇게 낙관하느냐’고 묻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낙관의 힘 없이 어떤 문제를 풀 수 있겠느냐’고 되묻고 싶다”고 했다.
한 대행은 이어 “저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하면서, 통상 전쟁에서 국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또 “CNN 인터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통화 일정이 겹쳐, 집무실에서 간부들과 김밥을 먹으며 우리 측 논점을 점검하고 준비했는데, 다행히 인터뷰도 정상 통화도 상대국 반응이 좋다”고 했다.
한 대행은 “앞으로 길고 어려운 협상이 남아 있다”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정부를 믿고 마음을 모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