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16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들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태생적인 바보” “떼떼” (말더듬이의 황해도 방언)등의 막말로 우리 정부를 비하했다. 특히 ‘떼떼'는 북한에서 ‘말을 더듬는 바보'라는 뜻으로 쓰인다. 남북 간 체제대결이 한창이던 1980년대 북한이 한국군을 비난하기 위해 제작·방영한 TV 풍자극에서 말을 심하게 더듬던 국군 병사에게 ‘떼떼’란 별명이 붙으며 널리 쓰이게 됐다고 한다.
앞서 통일부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8일 야외 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이 대폭 축소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의 이해와 유연한 태도를 주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여정은 “판별능력마저 완전히 상실한 떼떼(말더듬이)” “유치하고 철면피하며 어리석은 수작” “미친개를 순한 양으로 보아달라는 것과 다름없는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한국을 겨냥한 김여정의 막말은 갈수록 독해지는 모습이다. 김여정은 작년 3월 본인 명의의 첫 담화에서 당시 청와대가 북한의 방사포 발사에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며 막말의 포문을 열었다.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 “내뱉는 한마디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구완벽하게 바보스럽다”고도 했다.
김여정은 같은해 6월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한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잘난 척, 정의로운 척, 평화의 사도처럼 처신머리가 역겹고 꼴불견”이라고 했다. 특히 “남조선 당국자가 외세의 바지가랭이를 놓을수 없다고 구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는 사람이 정신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는 막말을 쏟아냈다.
김여정은 노동당 8차 대회 기간이던 지난 1월 12일 담화에선 우리 군이 북한의 열병식 동향 파악에 나선 것을 두고 “세계적으로 처신머리 골라할 줄 모르는 데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 할 특등머저리들”이라고 했다.
2018년 문 대통령과 3차례 정상회담을 갖는 등 대남 평화공세를 펴던 북한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해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 행세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4개월 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문제 삼아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이라고 했다.
작년 6월엔 옥류관 주방장이 문 대통령을 겨냥해 “평양에 와서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는 북한 선전매체(메아리)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8년 9월 19일 평양 방문 당시 옥류관에서 김정은과 오찬을 했다. 당시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여야 3당 대표와 재계 인사들도 옥류관에서 밥을 먹었다. 당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우리 재계 총수들 앞에서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