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는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홍수 피해를 입은 압록강 인근 북ㆍ중 접경지인 신의주시와 의주군을 직접 찾아 헬기를 띄워 고립된 주민 4200여명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가 29일 공개한 김정은의 수해 지역 현장 방문 모습. 김정은을 태운 SUV 차량이 범람한 물길을 가르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7일 북부 국경지대와 중국측 지역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압록강 수위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여러 섬 지역에서 5000여명의 주민들이 침수위험구역에 고립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정은의 지시로 당ㆍ정ㆍ군 간부들이 수해 지역에 급파됐고 공군 헬기와 해군 및 국경경비대의 각종 구조정이 주민 구출에 신속히 투입됐다고 소개했다.

북한 매체가 29일 공개한 김정은의 수해 지역 방문 모습. 김정은이 구조헬기에 탑승하는 주민들 모습을 지켜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스1

북한 매체가 이날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수해 지역 일대는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모습이었다. SUV차량에 탑승한 김정은은 흙탕물이 범람한 길을 뚫고 간부들과 함께 비를 맞으며 구조 헬기에 탑승하는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격려했다. 통신은 “10여대에 달하는 직승기들이 무려 20여회씩 연속적인 왕복비행을 하면서 불리한 일기(날씨)조건과 긴급한 사황에서 주민들을 구출하는 모습을 전기간 지켜보고 직접 (현장을)지도했다”고 했다. 김정은은 “비행사들이 반나절 남짓한 기간에 이렇게 많은 침수지역 인민들을 직승기로 구출한건 그야말로 믿기 어려운 기적”이라며 “이런 훌륭한 인민의 공군무력을 가지고있는 것은 우리 당의 자랑이고 우리 국가의 자랑이며 이런 군대의 최고사령관직을 맡고있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했다.


통신은 김정은이 홍수 피해 현장에서 사전에 미리 비 피해 대책을 세우지 않은 간부들을 질책한 사실도 공개했다. 통신은 김정은이 “큰물 피해 방지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아 재난적 상황을 초래하고야만 해당 국가기관과 지방 일꾼들의 직무태만행위를 엄하게 질책했다”고 했다. 김정은은 “바로 며칠전인 지난 7월 22일에는 국가비상위기대책위원회도 소집됐는데 어떻게 아직까지도 자연재해방지사업에 비상이 걸리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라며 “주요직제 일꾼들의 건달사상과 요령주의가 정말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수해 지역 주민에 대한 구조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도한건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지도자 이미지 선전과 체계적 위기 관리 능력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구 대변인은 “황해도와 강원도 등 남쪽 지역의 호우 피해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특이한 상황”이라며 “관련 추후 동향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