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의 수해 현장을 재차 방문한 조선중앙통신 사진에서, 전용 열차 내부에 최신형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 4MATIC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되는 차량이 포착됐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에 출시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이용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 벤츠 독일 본사가 북한과의 직접 거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16일(현지 시각)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벤츠 독일 본사 커뮤니케이션팀은 이 매체의 관련 질의에 “당사는 제재 및 수출 통제 규정 위반 가능성에 대한 모든 징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벤츠 독일 본사는 그러면서 “벤츠사는 북한과 어떠한 거래도 하지 않으며 연락사무소나 기타 시설을 통해 북한 시장에 전혀 진출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자 보도에서 김정은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을 찾았다며 현장 사진을 공개했는데, 벤츠 로고가 달린 검은색 SUV가 포착됐다.

차량은 한국에서 올해 4월 판매를 시작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 4MATIC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됐다. 국내 가격은 2억7900만원에서 시작한다.

사치품에 해당하는 고가 차량과 모든 운송 수단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1718호와 2094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수출이나 이전이 금지돼 있다. VOA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해외 고급 차량 수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벤츠 측은 이와 관련 “제삼자에 의한 차량 재판매나 재수출, 특히 중고 차량의 재판매 또는 재수출은 당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다”고 했다. 사진 속 차량에 대해서는 “한정판이 아닌 일반 시리즈 생산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 통치 자금을 관리하고 외화 벌이 무역을 담당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 선박무역회사 부대표를 지내다 탈북한 글로벌피스 재단의 이현승 연구원은 “북한이 자국과의 연결 고리를 찾기 힘든 제3자를 통해 고급차 등 사치품을 수입하고 있다”면서 “관련 대북제재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치품의 이동 경로를 직접 쫓기보다는 해외의 북한의 거래 거점 및 인적 커넥션을 겨냥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VOA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