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가 지난해 12월24일(현지 시각) 쿠르스크에서 사살한 북한군 전사자의 품에서 발견한 것이라며 공개한 손편지. /페이스북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전장에서 사살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한 것이라며 공개한 손편지를 두고 탈북민들 사이에서 “북한 사람들이 쓰지 않는 말이 사용돼 어색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지난 12일 방송에서 우크라이나와 싸우는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과 관련한 내용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가 지난해 12월 24일(현지 시각) 쿠르스크에서 사살한 북한군 전사자의 품에서 발견한 것이라며 공개한 손편지가 언급됐다.

국내 언론에도 공개된 이 편지에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 땅에서 생일을 맞는 저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의…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자강도 출신 탈북민 정유나씨는 “(북한에서는) ‘조선을 떠나’라고 안 한다. ‘조국을 떠나’ ‘당의 품을 떠나’라고 표현한다. 너무 어설프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출신인 류현우씨도 “북한 사람들은 그런 말 안 한다. ‘조국을 떠난다’고 한다”고 했다.

정씨와 류씨는 또 편지 속 ‘친근한 동지’라는 표현을 지적했다. 정씨는 “’친근한’은 수령님한테 쓰는 단어”라고 했고, 류씨는 “‘동지’라고 해 놓고 옆에 또 ‘동무’라고 했다”며 ‘동지’와 ‘동무’를 섞어 쓴 점도 어색하다고 했다.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은 “지금 나오는 (전쟁 관련) 정보들이 우크라이나군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나온다”며 “심리전 부대가 운영하는 것인데, 심리전이 설득력 있으려면 완전히 가짜로 하면 들통나니 사실과 적절히 배합해서 하기 때문에 검증에 애를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군사학 전문가인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는 “원래 심리전, 정보전은 80~90% 진실에 10~20%의 거짓 정보를 섞어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라며 “기본적으로 이 메시지(전사자 편지 공개)의 핵심은 ‘북한군은 침략자’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