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의 실제 교전 상황이 담긴 음성이 확인됐다. 교전 음성에는 부상자 발생과 집중포화 상황 등 북한군이 겪고 있는 전투 현장의 긴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18일 YTN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쯤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전투에 참전한 북한군 사이에 이뤄진 교신을 녹음한 음성이 공개됐다. 당시 외신 등은 북한군의 전투 참여 동향이 몇주간 포착되지 않았다고 분석했지만 쿠르스크 일부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4일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북한군이 전선에서 일시 철수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교전 음성에는 북한군이 고전하는 정황이 그대로 담겼다. 한 북한군은 “포수들 둘 부상당해서 지금 군의관 동지랑 여기서 처치하는 중이다”라고 보고했다. 또 다른 통신에서는 “여기 지금 도하장에 집중포화를 받아서 지금 지휘부 은폐했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음성 중간중간 실제 포격 소리도 들렸다. ‘도하장’을 언급한 것을 미뤄 보아 교전 지역은 도하작전 지역으로 추정된다.
한 북한군은 “82mm 박격포로 500m 거리에서 집중사격 한다. 전진 못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암호화된 숫자를 사용하며 “49-1, 449-2, 49-1, 449-2, 몇 명 남았는가? 빨리빨리 전송해달라”는 다급한 교신 내용도 포착됐다.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한 북한군은 약 1만1000명 규모였지만,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한군의 손실 규모를 사망자 300여 명 포함 약 3000명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국제안보 프로그램 책임자인 세스 존스는 지난 4일 온라인 대담에서 “(북한군) 전사자는 1000명, 사상자 수는 전체의 3분의 1에서 많을 경우 50%까지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관련 “현재까지 4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이 중 약 3분의 2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 전선에 최대 3000명의 북한군을 추가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