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일 경찰이 코로나 상황에서 개천절 집회를 막겠다며 경찰 버스로 광화문광장을 둘러쳐 봉쇄하고 1만10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시내 진입로 90곳에 검문소를 운영한 것을 비판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세종대로와 인도에는 300여대의 경찰 버스가 ‘벽’을 만들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광화문 일대 교통 CCTV(폐쇄회로TV) 화면을 올리고 “재인산성? 이게 정상인가? 독재시대에 모든 집회를 봉쇄하던 시절에나 볼만한 광경”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 자유는 누구에게나 보장된 국민적 권리”라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도 “2020년 10월 3일 개천절의 광화문. 닫힌 광장에 어른거리는 독재의 그림자”라고 했다.
박대출 의원은 “최루탄 화염병이 난무하던 40년 전 ‘서울의 봄’과 다른 듯, 같은 듯 하다”며 “민주 외치는 정권의 반민주 현장”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광화문에만 가나? ‘재인산성’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면 전국 방방곡곡을 둘러싸야 하지 않을까?”라고도 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불심검문’이 대명천지, 2020년의 광화문 네거리에서 자행된 것”이라며 “광화문 집무실을 공약한 문재인 정부의 광화문에 경찰 버스 차벽으로 가로막힌 독재의 그림자가 섬뜩하게 드리웠다”고 했다.
재야에서도 ‘방역’을 이유로 한 정부의 과도한 집회 단속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방역 독재의 광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도대체 뭐가 그리 두려운가? 전세계 시위없는 나라가 있나 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코로나 긴급조치. 재인산성으로 변한 광화문”이라며 “(그리스 출신 화가) 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회화를 보는 듯”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과거 이명박 정부 때 ‘명박산성’이라고 비판하더니...”라고 했다. 한 네티즌은 “명박산성은 광화문 광장에서나 막았지, 이건 광장에서 수십 km 떨어진 곳에서부터 막는 더 넓고, 더 큰 산성”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도 “명박산성은 진짜 애교였다”고 했다. 중국 만리장성에 빗대 “명박 산성에 이은 문재인 장성”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한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북한군에 의한 우리 공무원 피격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Korean Lives Matter(한국 국민 생명도 소중하다)’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며 “대화를 원하시는 분께 우리 보좌진이 마이크를 드리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유상범 의원과 김미애 의원도 이날 ‘국민이 북한에 총살됐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어디 계시냐’는 피켓을 들고 지역구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