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홍콩 인권 문제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만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에게 “국가의 부강과 더불어 문화·예술이 높은 것도 중요하고, 또 사회제도가 그에 맞춰서 발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중국이 앞으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다른 국가의 존경받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발전을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면담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콩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나’는 질문에 “한국의 젊은 세대는 홍콩이나 이런 문제에 있어서 평화적인 해결을 기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그런 부분에 대해 저희 우려를 전달했고 싱 대사도 그런 정도의 표현에는 공감하는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공개된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홍콩 문제에 대해 ‘잔혹함’(cruelty)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민주주의의 적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언급에 대해 “홍콩 민주화 운동은 그들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기 때문에 그것을 방해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그에 맞서야 한다는 취지로 포괄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그것은 홍콩이든 미얀마든 어느 곳에서든 동등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반중 정서를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있는 그대로 우려를 표할 뿐”이라고 했다.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사용한 ‘잔혹함’이라는 표현이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1980년 5월 광주의 상황을 거론하며 “제가 홍콩 현장에서 목도했던 것은 홍콩 경찰의 굉장히 강경한 진압이었다”고 답했다.
블룸버그 인터뷰 내용이 ‘집권하면 반중(反中) 노선을 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지적에는 “반중이라는 말은 이분법적 개념”이라며 “중국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책임이 부여된다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한편 당 안팎의 인사들과 만날 땐 ’90도 인사’를 해온 이 대표는 이날 싱하이밍 대사와는 허리를 꼿꼿하게 편 채 악수를 나눴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와도 ‘꼿꼿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