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검 등 법조계 유력 인사들이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민간 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자문단에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된 가운데, 화천대유 대표가 권 전 대법관과 박 전 특검에게 자문료로 월 15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20일 공개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권 전 대법관과 박 전 특검은 사회적 크레딧(지위)을 감안해 한 달에 약 1500만 원 정도, 연봉으로 2억 원 정도 드렸다”며 “다들 그에 상응하는 업무를 하셨다. 일 안하고 월급 받고 그랬던 게 아니다”고 했다.
권 전 대법관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논란 등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 취지의 의견을 낸 인물이다. 이 대표는 “권 전 대법관님은 대장지구 북측 송전탑 지하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목 있는 대법관 출신을 영입하기로 하면서 모시게 된 것”이라며 “내가 권 전 대법관 서초동 사무실에도 4번 정도 갔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박영수 전 특검에 대해선 “과거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한 적이 있어서 금융권 사정에 밝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자금 조달) 관련해 은행권과 관공서 문화, 그쪽 사람들과의 관계 설정 등에 대해 조언해주셨다”며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화천대유 사무실로 출근하셨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지휘한 박영수 전 특검은 특검 임명 전까지 1년간 이 회사 고문을 맡았다.
이 대표는 이 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 사건에서 변호를 했던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에 대해서는 “(화천대유에) 실질적인 법률자문을 해주셨다”며 “(자문료는) 매달 수백만 원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강찬우 전 지검장은 이 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이 지사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 변호를 맡았다.
이 대표는 “이들이 부동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성남의뜰과 관련한 실질적인 법률 자문을 많이 해주셨다”며 “이 분들이 일을 열심히 한 건 우리 직원들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순전히 대주주(화천대유 실소유주인 전직 언론인)와의 친분 때문에 온 것”이라며 이 지사와의 연관성에 대해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