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 대선 후보가 확정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ARS(자동응답 방식) 조사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비해 대부분 10%포인트 이상 크게 앞섰다. 하지만 전화면접원 방식 조사에선 윤 후보가 이 후보를 한 자릿수 차이로 근소하게 앞선 조사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어떤 방식의 조사든 윤 후보의 상승세가 확인되고 있다”면서도 “조사 방식에 따라 지지율 차이가 커서 앞으로도 여론조사가 유권자에게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이후 실시된 12개 여론조사 중에서 ARS 방식 조사는 7개였다. 여기에선 모두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3.1%포인트)를 벗어난 8.2~17.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5개의 전화면접원 방식 조사에선 한 곳만 윤 후보가 10.0%포인트 앞섰고 나머지 4곳은 1.2~7.8%포인트 차이였다.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ARS 조사에선 평균 12.9%포인트였고, 전화면접원 조사는 평균 5.8%포인트였다. 윤 후보와 이 후보 지지율이 46.8% 대 29.6%인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과 31.8% 대 30.6%인 뉴스1·엠브레인 등 두 조사에선 윤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16%포인트에 달했다.
전화면접원 조사에 비해 ARS 조사에서 두 후보의 차이가 큰 것과 관련해선 조사 방식에 따라 표본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응답률이 낮은 ARS는 정치에 관심이 높은 ‘고관여층’이 표본에 많고, 응답률이 높은 전화면접원 방식은 정치에 관심이 적은 ‘저관여층’도 상대적으로 많다”며 “최근엔 여론조사에 적극적인 정치 고관여층에 보수 성향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한규섭 서울대 교수는 “응답률이 높은 조사가 상대적으로 양질의 조사로 알려져 있지만, 응답률이 높다고 표심(票心)을 정확히 측정한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며 “조사 업계는 정밀한 연구를 통해 혼란을 줄일 방법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고 했다(인용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