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자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이재명에 관한 연구가 부족해 오해했던 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유튜브 인터뷰에서 “과거 이 후보에게 감정 조절 능력에 하자있는 거 아니냐는 발언을 했다. 지금의 평가와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17년 1월 JTBC ‘신년토론’에서 이 후보를 향해 “요즘 여러 가지 공격을 많이 받는데 사정을 보면 그럴 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로서 감정조절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어봤다. 이 후보는 “유 전 이사장 어머니가 폭행당해서 입원한 상황을 보고 어떻게 할지 여쭤보고 싶다”고 맞받았고, 이에 유 전 이사장은 “이렇게 못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또 2018년 6월 MBC 선거방송에서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선거 1위로 예측되자 “선거 결과가 좋게 나오더라도 이 후보 쪽에서는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무효표가 아닌 제대로 찍은 이재명의 표의 경우에도 그걸 이 후보의 말을 믿어서라기보다는 ‘그래 찍어는 준다. 그런데 너 여기까지야’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찍은 유권자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학습능력과 자기발전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저뿐 아니라 많은 분이 그렇게 느끼셨을 텐데, 그 판단을 뒤집어도 될 만큼의 모습들이 나왔기 때문에 이재명을 발전도상인으로 규정한 이유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 경선 끝난 뒤 여러 경선 후보 캠프 사람들을 껴안는 과정이나 그분들을 대하는 것을 볼 때 5년 전과는 많이 다르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지율 만들어진 과정 특이…지지율 내려가지 않는 이유는”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는 민주당 출신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과는 다르다고 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30년 넘게 독재 탄압을 받은 분이어서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라도 채무감을 갖는 경우가 많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에 출마해 계속 떨어진 이력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부채 의식이 있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문제와 연관해 그런 정서들이 있었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세 분의 대통령은 ‘저 후보를 위해 내가 뭔가를 해야 될 텐데’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며 “이재명은 ‘저 사람이 나를 위해 뭘 해줄지도 몰라’라는 정서를 일으키는 후보다. 되게 특이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과의 이 같은 정서적인 관계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며 “정서적으로 깊게 얽혀있으면 작은 사건 하나로도 상처받는 반면 이 후보는 어지간한 일이 터져도 지지율이 안 빠진다”고 했다. 정서적으로 애착 관계가 형성된 게 아니기 때문이라는 게 유 전 이사장의 해석이다. 그러면서 “(지지자들과) 정서적으로 깊게 애착 관계가 형성됐다기보다는 주고받는 관계와 비슷하다”며 “지지율이 확 오르지도 않지만, 확 내릴 일도 없이 차근차근 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4월 정치평론가로서 은퇴를 선언했던 유 전 이사장은 이날 방송에서 “1년 반 넘게 쉬고 나니까 다시 기운이 좀 난다. 본격 재개는 아니고 저는 글 쓰는 사람이니까 그 일 하면서 자연스러운 기회가 있을 때 (평론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