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CBS라디오 '한판승부' 유튜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이른바 ‘김만배 녹취록’에 대해 “쉰 떡밥이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7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대장동과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사실 논리적으로는 별개의 사건으로 봐야 될 것 같다. 그 다음에 이 녹취가 이루어진 시점을 봐야한다. (녹취 시점은) 지난해 9월로 사건이 이미 터졌을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용을 보면 두 가지다. 딱 보면 자기변명이다. 쉽게 말하면 ‘법조인들한테 투자를 받으려고 했는데 다들 안 하려고 해서 우리끼리 한 것’, ‘우리가 원래 하려던 일은 굉장히 정상적인 일이었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거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은 상관없다’라는 식으로 이렇게 얘기를 해 준다”고 했다.

이어 “그다음에 오히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을 딱 끼워둠으로써 일단은 자락을 깔아두는 거다. 여차하면 그쪽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게 사실은 지난 9월의 녹취록이고, 대화하신 분이 (전임) 언론노조 위원장이다. 본인도 기사를 쓰시는 분이고 만약에 이게 정말로 신빙성이 있다고 한다면 그 당시에 이미 기사를 썼어야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걸 몇 개월 들고 있다가 선거 3일 앞두고, 사실 확인하기에는 짧은 시간 안에 터뜨렸다는 것은 공작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함께 출연한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공작이라고 하면 누가 하는 공작인가”라고 반발했다.

진 전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권과 언론 사이에서 협업이 참 잘 이루어지지 않나”라며 “어디 조직적인 공작이라기보다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럴 가능성이 너무너무 크다고 판단한다”고 추측했다.

그는 “저는 권언유착을 지적하고 싶다. ‘조국 사태’와 ‘채널 A 사건’ 때 MBC가 했던 역할이 있고, ‘생태탕’ 때 TBS가 했던 역할들이 있다. 민주당과의 아주 긴밀한 협업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일들”이라며 “그래서 저는 이게 만약에 진짜 뉴스타파에서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녹취록을 입수했을 때 바로 보도를 했어야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6일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대장동 사업자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 지난해 9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음 파일에는 ‘박영수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중수2과장) 검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여야는 양측 후보를 겨냥 ‘대장동 몸통’이라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측은 “왜 김만배가 ‘내가 입 열면 윤석열은 죽는다’고 했는지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며 대장동 의혹의 중심에 윤 후보가 있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 측은 “아니고 말고 식 의혹 제기가 도를 넘고 있다. 적반하장”이라며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