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래 광주광역시에서 보수 정당 후보로서는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10일 오전 3시23분(개표율 96.8%) 기준 득표율 12%대로,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당시 기록(8%대)을 훌쩍 뛰어넘었다.
윤 후보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복합 쇼핑몰 유치’ 공약으로 지역민의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대선 공약으로는 다소 상식 밖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호남 득표‘를 강조해온 이준석 당 대표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23분 기준 윤 후보는 광주에서 11만9599표를 얻어 12.6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85.29%)에 비해선 많이 낮은 득표율이지만, 1987년 직선제 개헌으로 제6공화국이 들어선 이래 보수 진영 대통령 후보로서는 최대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뒤 그 해 12월 16일 치러진 제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는 광주에선 2만2943표, 득표율 4.81%를 기록했다. 평화민주당의 김대중 후보가 94.41%의 압도적 득표율을 올렸고, 통일민주당의 김영삼 후보가 0.51%, 신민주공화당의 김종필 후보가 0.23%였다.
3당 합당 이후 집권 보수 여당 후보로 출마해 1992년 12월 선거에서 대통령이 된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는, 광주에선 1만4504표를 얻었다. 노태우 때보다 낮은 2.13%의 득표율이었다. 민주당 김대중 후보가 직전 선거와 비슷하게 95.8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 뒤 1997년과 2002년 제15·16대 대통령 선거에 보수당인 한나라당 후보로 연이어 선출된 이회창 후보는 두 선거에서 모두 대통령 당선에 실패했다. 이 후보는 두 선거에서 광주 득표율 1.71%, 3.7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다음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였다. 2007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이 후보는 광주에서 8.59%를 기록했다. 이는 이번 대선 전까지 보수 정당 후보의 광주 최고 득표율이었다.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79.75%,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2.05%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전국 51.55%의 득표율을 올려 당선됐지만, 광주에서는 5년 전 이명박 후보보다 낮은 7.76%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82만여 표를 가져가면서 91.9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2017년 5월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보수 진영이 쪼개지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의원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각각 출마했다. 홍 후보는 전국에서 24.04%의 득표로 낙선했고, 광주에서도 1.55%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론 7.1%의 득표율을 기록한 유 후보는 광주에선 2.18%의 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