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했던 여러 여성 정책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 당선인의 여성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진 전 교수는 15일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상장기업 감독이사회 3명 중 1명을 여성으로 두는 할당제 도입에 합의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했다.

그는 “유럽연합의 국가들이 2027년까지 상장기업 이사회에 여성을 최소 1/3 포함시키도록 합의했다고 한다”며 “물론 대한민국이야 구조적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지상낙원이라 굳이 이런 후진적 제도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윤 당선인이 ‘여성 장관 할당제’를 폐지하겠다고 한 것과 지난달 4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더는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인 문제”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윤 당선인과 함께 선진국 아프가니스탄을 향해 굳건히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대선 전에도 이 대표의 선거 전략과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등 공약을 두고 안티페미니즘이라며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윤 당선인의 당선 이후 독일, 프랑스 등 외신 기사를 공유하며 “제목 봐라 ‘보수적 여성혐오자’. 이준석 작품이다”, “슈피겔은 ‘안티페미니스트’”라는 글을 적었다.

그는 지난 13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의 대선 전략은 철저히 실패했다. 여성혐오 갈라치기 전술은 본인의 변명과 달리 철저히 실패했다. 20대 남성이 윤석열에게 몰아준 표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20대 여성은 이재명에게 몰표를 던졌다”며 “또 하나 고려할 점은 지난 선거 때 같은 연령대에서 여성의 투표율이 남성보다 10% 가량 높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문제는 이 전술이 윤석열 정권에게 두고두고 부담이 될 거라는 것”이라며 “선거 캠페인에서 노골적인 반여성 행보를 보이는 바람에 외신에선 그를 이미 ‘안티페미니스트’, ‘여성혐오자’라 부르기 시작했다. 국제망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가부 폐지가 아마 첫 전장이 될 거다. 공약을 했으니 그냥 뭉갤 수는 없고, 강행을 하자니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테고. 딜레마에 빠져버린 것”이라며 “이준석식 정치는 이제 퇴출되어야 한다. 분노는 남성만의 특권이 아니다. 여성들도 분노할 줄 안다. 그리고 그 분노를 ‘조직’할 줄도 안다”고 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같은 날 “이제는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나”라며 여가부 폐지 입장을 재확인 했다. 또 “국민을 제대로 모시려면 각 분야 최고 경륜과 실력 있는 사람으로 모셔야지, 자리 나눠먹기식으로 해서는 국민 통합이 되지 않는다”며 ‘지역·여성 할당’을 인사 원칙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