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과 관련 “매일 아침 출퇴근 때 경호로 길 다 막히는 건 어떡하나. 대안이 어떻게 있나. 도로 위에서 마징가제트도 아니고 날라다닐 것도 아니고”라고 했다.
김씨는 23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그렇게(용산 이전) 안 되겠다면 집에서 통의동까지 계속 출퇴근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인수위 시절 경호 문제 때문에 삼청동 안가로 옮겨서 거주한 적이 있다”고 하자, 김씨는 “삼청동 안가는 코앞이다. 지금 서초동에서 왔다 갔다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김씨는 “집무실 이전이 이렇게 서두를 일은 아니지 않나. 그렇게까지 급하게 할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옮기는 건 좋다. 그게 용산일 수도 있고, 광화문일 수도 있는데, 저는 이전할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이 나의 집무실 옮기겠다 하면 옮기는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그걸 뭐 4월에 국방부 다 빠져라, 이건 너무 조급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 최고위원은 “제가 청와대 근무해봤기 때문에 왜 이런 일이 벌어져야 하는지 또는 청와대 내에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당선인이 저렇게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지에 대해 잘 안다”며 “제가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것은 이것이 단순히 개인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청와대의 구조가 의사결정 과정에 조금 문제가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문재인 정권에서 협조를 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통의동에서 몇 달을 근무해야 될 수도 있다”며 “문 대통령이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못 지켰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나는 지키지 못했는데 후임자가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는 것도 꺼림칙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윤 당선인의 공약을 내가 지켜줘야 되냐’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씨가 “그건 너무 억지”라며 막아서자, 김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한테 물어봤나. 저는 문 대통령한테 꼭 물어보고 싶다. 변호가 아니고 제 생각이 맞다”고 맞받았다.
김씨는 “처음부터 이 이슈를 들고 나와 가지고 사람들이 당선자의 새로운 비전을 보고 싶은데 이 이슈로 지금 계속 얘기되고 있다”라며 “잘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마 권력을 이양하는 과정에서 현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의 만남이 없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일관된 입장을 전해드리는 게 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윤 당선인은 국민을 위한 결실을 낼 수 있다면 여야 떠나서 누구든지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순리대로 해결되기 바란다”고 했다.
회동이 무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도 정치를 한 지 2년도 안 됐는데 무엇이 안 될 가능성을 두고 임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모두 비슷한 마음일 것”이라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에서 중요한 관건이 있다. 국민이다.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