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이 취소된 것에 대해, 방송인 김어준씨는 “부산대 결정은 학문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의미”라고 비판했다.

조씨 입학취소 처분을 두고 김씨는 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시점에 이 이야기는 꼭 해둬야겠다. 조 전 장관이 아니라 그 부인과 딸의 등짝을 밟고 서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대권은 출발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저는 그렇게 부산대 결정에 정치적 의미를 기억하겠다. 그래서 부산대가 입학 취소 결정을 어제 내린 것도 대선 결과를 지켜보고자 했던 것으로 저는 이해한다”며 “국민대가 진작에 끝낼 수 있었던 (윤 당선인 배우자) 김건희씨 논문 표절 조사를 대선 이후까지 미뤄버린 것처럼”이라고 했다.

그는 “윤 당선자가 언제부터 정치에 뜻을 뒀는지는 사실 본인밖에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당선에 이르는 전 과정을 되돌아보면, 정치행위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결정들이 시작됐던 것은 조 전 장관에 대해 이뤄졌던 전방위 압수수색, 우리 정치사에 다시는 없을 수준의 압수수색과 기소, 그 때부터다”라고 했다.

이어 “되돌아보면 그 중에서도 가장 잔인했던 건 조 전 장관에 대한 게 아니라 그 부인, 딸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정작 조 전 장관은 지금까지 어떤 혐의도 입증된 바가 없다”며 “결국 대중의 머리에 남아 있는 건 ‘부인이 표창장을 위조했다’, ‘그 표창장으로 딸이 의전원에 가게 됐다’ 이런 이야기다. 그래서 결국 (조씨의) 의사자격까지 박탈될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윤 당선자의 정치는 그 부인과 딸의 비명으로부터 시작된 것 아닌가. 지금 당장 다른 얘기 해 봐야, 실제 시작은 거기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때 그 조국 수사가 없었으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정치 입문 못했다. 설사 했다 하더라도 여기까지는 못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과정에서 대학 당국들이 보여준 결정들도 납득할 수가 없다. 김건희씨 논문심사가 뭐 그렇게 오래 걸릴 학문적 이유가 있나. 대학 당국이 하고자만 했으면 며칠 만에도 결과는 났을 것”이라며 “학문적으로 결과를 낼 수 없어서가 아니라 정치적 이유를 고려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씨는 “봉사상은 우위 능력을 다퉈서 주는 상이 아니다. 1, 2위 수상을 했다 이런 거는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런 건 참가상이다. 여름방학 때 봉사했다는 건데 누가 이걸 가지고 대학 당락을 결정하나. 실제 부산대에서도 당락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하지 않나”라며 “이 봉사상 때문에 자신이 실력으로 입학한 대학에서, 몇 년간 공부해 자기 실력으로 합격한 의사면허까지 다 취소돼야 한다는 게 부산대 결정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게 학문을 하는 대학의 결정이 맞나. 저는 정치가 비열하다면 대학은 비겁하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당선자의 정치는 그렇게 시작된 것이고, 최종적으로 대학의 결정들은 저는 비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대는 5일 교무회의 결과 조씨의 2015학년도 의전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이 같은 결정의 근거로 대학 학칙과 행정기본법, 당시 의전원 신입생 모집요강에 ‘허위서류를 제출하면 입학을 취소한다’고 명시된 점,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이 위조 또는 허위라는 법원 판결 등을 들었다.

앞서 부산대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는 조씨의 봉사활동 경력과 표창장이 주요 합격 요인은 아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부산대 측은 “대학이 발표한 입시요강은 공적 약속이므로 대학 스스로 이를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대학원의 정규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이미 졸업한 학생의 입학을 취소하면 당사자의 불이익이 심대하기 때문에 학생을 가르쳐 사회로 진출시킨 대학으로서 고심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부산대의 결정에 따라 보건복지부도 조씨 의사면허 취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