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4일 화상 의원총회를 열어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5선인 김진표 의원(75·경기 수원무)을 선출했다. 국회부의장 후보에는 4선 여성인 김영주 의원(67·서울 영등포갑)이 선출됐다. 김 의원은 총 166표 가운데 절반을 넘는 89표를 얻어 우상호 의원(57표)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화상 의원총회를 열어 김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확정했다. 김 의원은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등을 지낸 엘리트 관료 출신으로, 2004년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경기 수원 영통구에서 금배지를 단 뒤 내리 다섯 번 당선됐다. 친노(親盧)·친문(親文) 성향으로 분류되는데, 노무현 정부 때 교육부총리를 맡은 경력도 있다.
김 의원은 중도 성향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이해관계 조정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서 친(親)이재명계인 조정식 의원과 ‘86그룹’ 좌장격인 우상호 의원 등이 출마해 선명성을 내세웠지만 의원들은 김 의원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김 의원이 안건조정위원장이라는 악역을 맡았던 것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의원은 21대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 때도 도전한 적이 있지만 당시 선수가 하나 더 높았던 박병석 현 국회의장에게 양보한 바 있다.
민주당 몫 부의장 후보로는 김영주 의원이 5선의 변재일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 승리했다. 김 의원은 농구선수 출신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한 이력의 소유자로 정세균계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부의장에 오른 김상희 의원의 뒤를 이을 전망이다. 김 의원은 “여야 간 소통의 메신저가 돼 대화와 협치의 의회 정치 복원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국회의장은 통상 원내 1당이 후보를 내는 것이 관례로, 당이 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면 본회의에서 의원들 표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다만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후반기 원(院) 구성 문제까지 함께 테이블에 올려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 의장단 구성을 놓고 여야간 대치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