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요구한 ‘586 용퇴론’을 두고 내분을 겪다가 일단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6·1 지방선거를 앞둔 임시 봉합이라서 선거 후 더 큰 후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28일 밤 긴급 비대위 간담회를 열고 “비대위가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원, 후보 여러분께 걱정 끼친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점에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며 “오늘로 그간의 여러 문제를 다 매듭지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단독 긴급회견을 갖고 “민주당이 정말 잘못했다”며 586 용퇴를 주장했다. 그러나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개인 입장”이라며 반박했고 급기야 박 위원장을 앞에 두고 책상을 ‘쾅’ 치기도 하는 등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박 위원장이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했다”며 사과했지만 공동유세에 나서지 않으면서 내홍이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윤 위원장 측은 “박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다”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고, 박 위원장은 “그런 적 없다”며 맞서기도 했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나선 이재명 후보 등은 양측에 “빨리 해결하라”며 화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박 위원장이 휴일 밤에 만나 의견을 모은 것이다. 민주당은 박 위원장이 제안한 5대 쇄신 과제를 이행하기로 했다. 586 용퇴론과 맞닿아있는 ‘더 젊은 민주당’을 위한 정치 교체 완성, 당내 성폭력 등 범죄 행위 무관용 원칙 등이다. 다만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 성희롱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선거 후 박 위원장의 쇄신안에 대한 민주적 절차와 구조를 만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약속한 것처럼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다만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당 쇄신안이 선거 책임론과 함께 당내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쥔 당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까지 맞물리면서 내홍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