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다음 달 초 입주할 새 관저 규모는 기존 청와대 관저의 절반 수준인 약 420평(약 1388㎡)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를 놓고는 일부를 수의계약 형태로 신생 소규모 업체에 맡긴 사실이 알려져 선정 과정을 둘러싼 뒷말이 나오고 있다.
취임 한 달째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용산 집무실로 출퇴근하고 있는 윤 대통령은 다음 달 초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새 관저로 입주할 예정이다. 옛 외교부 장관 공관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예비비 25억원이 소요됐다. 주거동이 160평이고, 리셉션과 연회장 등의 시설을 개조한 업무동이 260평 정도다. 새 관저는 남산에서 내려다보면 안이 들여다보이기 때문에 대통령실은 경호 문제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저 지하에 각종 경호처 시설을 두고 경호를 보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 관저는 800평(2678㎡)이 넘는 청와대 관저와 비교하면 절반 크기다. 지난달 26일부터 청와대 관저 내부가 대중에 공개된 가운데, 침실 공간만 80평이 넘어 화제가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실무진에 ‘단순하게’를 주문했다”고 했다. 주거동 내부 인테리어와 소품 등에는 김건희 여사 취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 청사 일부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신생 소규모 업체에 맡긴 사실이 알려져 선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조달청 나라장터를 보면 대통령비서실은 7일 경기도 포천에 소재한 ‘다누림건설’이라는 업체와 총 공사비 6억8208만원 규모의 ‘청사 내 사무 공간 환경 개선’ 계약을 체결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법인 등기를 했고 기술 자격을 갖춘 인력은 2명에 불과했다. 청사 3~8층의 각 사무실을 연결하는 간유리(불투명 유리) 설치 작업을 맡았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보안이나 시급성이 이슈가 될 때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며 “급하게 일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수소문해 이 업체와 일하게 됐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보안 각서를 받았다”고 했지만, 공사 기간을 맞추겠다는 목표 때문에 업체 선정이 지나치게 약식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한편 윤 대통령은 19일 청사 인근에 살고 있는 다문화 가족 등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집무실 앞 잔디밭에서 행사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2층 주(主) 집무실 공사 완료를 기념해 갖는 ‘집들이’ 차원의 행사로 이 자리에서 청와대 개방 경과를 설명하고, 청와대를 대체할 새로운 이름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