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받은 유엔군 참전용사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감사하다. 잊지 않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군 참전 용사들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하면서 영어로 전한 말이다.

6·25전쟁 72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는 국군·유엔군 참전 용사 및 후손 200여 명과 윤 대통령이 오찬을 가졌다.

1시간 40분간 진행된 이날 오찬에는 9개국 출신 유엔군 참전용사 12명, 외국에 거주하는 교포 참전용사 13명, 유엔 참전국 외교사절, 한미 군 주요 지휘관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70여 년 만에 유해를 확인한 고(故) 김학수 이병의 딸과 50여 년 만에 북한을 탈출해 돌아온 국군 참전용사 유재복·김종수·이대봉 씨도 자리했다.

위풍당당 행진곡과 함께 홀에 등장한 윤 대통령은 이쪽저쪽을 향해 머리를 숙이며 입장했다. 이어 국민의례가 진행되고 모두가 왼쪽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중 몇몇 참전용사들은 오른손을 들어 거수경례를 했다. 이들이 바라보는 무대에는 ‘HONORING OUR HEROES’ ‘대한민국을 지켜낸 영웅들에게 감사드립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이날 유엔군 참전 용사 5명에게는 ‘평화의 메달’이 수여됐다. 윤 대통령은 참전 용사 한 명 한 명의 뒤에 서서 이들의 목에 직접 메달을 걸어줬다. 수여식이 끝난 뒤 한 명 씩 무대 아래로 내려갈 때마다 윤 대통령은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말을 마친 뒤 참전용사를 향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여러분은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청춘을 바쳐 공산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줬다”며 “오직 피 끓는 사명감으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라는 그 부름에 응해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은 국군과 유엔군 참전 용사의 피와 땀, 희생과 헌신 위에 이룩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리호 발사 성공을 언급하며 “참전 용사 여러분이 계시지 않았다면 이 같은 영광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인사말을 마친 윤 대통령은 좌우를 향해 다시 한번 ‘폴더 인사’를 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건배사를 맡은 김홍수 6·25참전유공자회 경기도지부장은 “(윤 대통령이) 제복 입은 영웅들이 존경받는 사회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해 주심으로써 저희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여주셨다”며 “참전용사들은 평균 나이가 90을 넘긴 노병이지만 대한민국의 튼튼한 안보를 위해 여생 기꺼이 바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을 위하여!”라고 선창하자 모두가 잔을 높이 들며 “위하여”라고 외쳤다.

한편 해당 행사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윤 대통령의 ‘폴더 인사’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네티즌들은 “고개 숙여 예를 표하는 것 멋있다” “참전용사들에 대한 진심 어린 존경심과 감사하는 마음이 보였다” “영상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내내 마음에서 뜨거운 감동과 눈물이 나려 했다” “앞으로 계속 이어져야 할 뜻깊은 행사” 등의 반응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