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북한의 지대공 SA-5 미사일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사일에는 러시아어가 쓰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울릉도를 향해 날아와 공습 경보를 발령하게 한 미사일이 북한이 구소련(러시아)에서 도입했거나 러시아제를 개량한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 제공 등 군사적 지원을 하는 것으로 의심 받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지난 6일 동해 NLL 이남에서 북한이 지난 11월 2일 도발한 미사일 잔해물을 인양해 관계 기관 합동으로 정밀 분석을 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합참은 “인양된 잔해물은 길이 약 3m, 폭 약 2m 정도였다”면서 “형상 및 특징을 볼 때 북한의 SA-5 미사일로 판명됐다”고 했다. 국방부 산하 기관 관계자는 “획득 장비에 러시아어가 표기돼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어는 미사일 표면에서 식별됐다. 미사일 내부 부품은 훼손돼 표기 여부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 미사일에 표기된 러시아어는 ‘산화제 배출구’ ‘시리얼 넘버’ ‘운반’ ‘보안’ ‘트레일러 수송 지지대’ 등이었다.
SA-5는 지대지 미사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미사일이다. 최근 러시아도 지대공미사일인 S-300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대지 미사일로 활용한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SA-5 미사일 발사는 계획적으로 의도된 도발이 분명하다”면서 “우리 군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한미동맹의 압도적 능력으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스톰’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NLL을 넘기는 지대공 미사일 발사 도발을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