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의 공개 설전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층인 ‘개딸’들 중심으로 MBC 기자를 응원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 대통령실 “불미스러운 사태로 도어스테핑 중단”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도어스테핑 중단을 알렸다. 대통령실은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선 정확하게 설명하진 않았으나, 최근 MBC 기자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간 공개 설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 재개 여부에 대해선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 이재명 지지자 “MBC 기자 응원해주자”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 관계자와 설전을 벌인 MBC 기자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MBC 기자는 ‘참언론인’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일부 지지자들은 MBC 기자를 응원하기 위해선 네이버 구독자수를 늘려줘야 한다며, 서로 기자의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공유하고 있다.
설전이 벌어진 18일 2800명대였던 MBC 기자의 구독자 수는 21일 오전 10시 기준 3만9000명대를 기록했다. 약 14배가 뛰었다. 응원수도 1977개에서 5만6813개로 약 28배가 늘었다. 구독자 통계를 보면 여성이 62% 남성이 38%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가장 많은 구독자 나이대는 40대로 45%대다. 이어 50대(25%)다.
반면,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국민의힘은 설전 당시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며 “무례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좁쌀 대응”이라며 비판했다.
문제의 설전은 18일에 벌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MBC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가 선택적 언론관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9월 말 미국 뉴욕 방문 때 MBC가 보도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이 가짜뉴스인데도 불구하고, 시정하지 않아 전용기 탑승을 불허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MBC 기자는 윤 대통령에게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인가”라고 질문했으나, 윤 대통령은 답을 하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다. 이후 이기정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과 MBC 기자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비서관이 “가는 분한테 그렇게 이야기하면 예의가 아니다”라고 하자, MBC 기자는 “질문도 못 하나”라며 맞섰다. “말꼬리 잡지 말라”, “말조심하라”, “군사정권이냐?”, “보도를 잘하라”는 등 고성이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