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 관련 3·8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 소유의 임야를 직접 찾아간 가운데, 김 의원은 ‘울산 땅’ 의혹과 관련한 상대 후보 측의 공세에 대해 “허무맹랑한 궤변을 갖고 계속 당내에서 분란을 일으키기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4일 서울 시·구 의원 지지 선언 기자회견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쟁 주자들 사이에서 울산 땅 의혹이 제2의 대장동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또 전날(23일) 이 전 대표가 김 의원 소유의 울산 땅을 직접 방문한 뒤 ‘목장 용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그 땅은 지목이 목장 용지로 돼 있는 땅이다. 일부 목장 용지도 있고 임야도 있는데 제가 목축을 한다고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언제 목축을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그런 얘기를) 들고 나와서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건가”라고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임도를 따라 다녀왔는데 목장을 할 목적으로 구매한 임야는 아닌 것 같다”며 사진 두장을 올렸다. 사진을 찍은 위치는 ‘그 땅’이라고 표시해놨다. 그러면서 “지역주민들 말을 들어보니 이 지역은 소한마리 키우는 사람 없다고 한다”며 “그리고 해당 땅의 원 소유주는 울산지역 정치인이라는 증언을 들었는데 좀 더 살펴 보겠다”고 했다.
또 추가 게시물을 통해 절벽 생활을 하는 산양 사진을 올리고 “저희 집 뒷산인 수락산은 돌산인데 이런 애들 키운다고 목장되는 건 아닌 것처럼, 정확히 무슨 동물을 키울 목적으로 이 땅을 구매했는지 현장에 와보니까 좀 이해가 안 된다”고 남기기도 했다.
김 의원은 같은날 ‘울산 땅’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에 나섰다. 현장 항공 사진과 지적을 표시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준비했다.
해당 의혹은 지난 1998년 김 후보가 매입한 울산 구수리 임야 약 3만5000평에 KTX울산역으로 가는 도로가 지나가게 됐는데, 그가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해 기존 계획과 달리 연계도로 노선을 변경하도록 만들어 1800배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는 게 골자다.
김 후보는 2년 전 해당 의혹을 최초 제시한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의 자료를 언급하며 “평당 183만원의 가격을 책정한 기준이 되는 토지는 김기현의 임야 부지가 아니라 KCC 언양공장 사원 아파트 부지”라고 설명했다. 양이 의원이 기준으로 삼은 아파트부지는 지난해 기준 공시지가가 25만 4600원이고, 자신의 소유부지 공시지가는 2270원으로 차이 나는 만큼 두 부지를 비교해선 안 된다는 게 김 후보의 주장이다.
또 도로 계획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과 관련 “2007년 12월12일 자 (KTX 도로계획) 최종보고를 보면 제 땅 밑으로 지나가는 것으로 돼 있다”며 “상식적으로 자기 땅 밑으로 터널이 지나가라고 로비하는 사람이 있냐. 서울에 대형 아파트 지구 밑으로 GTX 터널이 지나간다고 반대 서명을 하고 있다. 자기 땅 밑으로 터널이 지나가는 것은 보상 대상도 아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