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월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사회보장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 부총리 업무 보고를 받고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편(카르텔)이란 말인가”라고 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국어·수학·과학 등 여러 과목을 접목한 이른바 통합형 문제나 지나치게 어려운 ‘킬러 문항’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능을 쉽게 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올해 11월 16일 치르는 2024학년도 수능부터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킬러 문항’은 사라지고, 비틀어내는 문제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어려운 문제를 반복해 풀기 위해 학원에 의존해야 하는 부담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선 윤 대통령의 ‘사교육 이권 카르텔’ 발언이 사교육 부담을 줄이면서 공교육에 힘을 싣는 ‘교육 개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최근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강력히 추진하라”고도 했다.

그러나 너무 쉬운 ‘물수능’이 되면 상위권 학생들은 한 문제만 실수해도 수능 등급이 바뀌는 등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난이도 조절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대학 개혁에 대해선 “교육 수요자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공급자인 대학이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 교육기관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대학이 학과와 전공 간 벽을 허물고 구조가 유연해야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대학 안팎의 벽을 허무는 혁신적 대학을 전폭 지원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영·유아 교육과 돌봄을 목표로 하라”며 “이를 위해 관리 체계를 교육부로 일원화하고 복지부와 협력해 국민이 체감하는 유보(유아교육·보육) 통합을 완성하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교육부가 중심이 돼 어린이 돌봄을 맡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