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을 찾아 책방지기로 봉사했다.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이 6·25전쟁 73주년인 지난 25일, 전몰장병 등 순국선열에 대한 언급 없이 “6·25는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었다”고 주장하는 책을 소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중국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거나, 경제학을 전문가에게만 맡겨두면 안 된다는 내용의 책을 소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6·25 전쟁일이었던 어제,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이 6·25가 북한의 침략전쟁이었음을 부인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며 “대한민국 군 통수권자였던 이의 인식이 이렇게 잘못되어 있었던 탓에 지난 정권 내내 대북 굴종 정책이 지속됐음은 물론, 북한의 온갖 도발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021년 발간된 ‘1950 미중전쟁’이라는 책을 추천하면서 “’1950 미중전쟁’은 한국전쟁이 국제전이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6·25가 발발한 본질적 원인을 북한의 적화 통일 야욕이 아닌 미·중 대치 구도와 지정학적 조건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당 책을 추천하는 글을 올리면서 13만8000명에 달하는 국군과 유엔군 전사자에 대한 추모·감사의 메시지는 따로 내놓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엔 “언론이 전하는 것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다”라며 김희교 광운대 교수가 쓴 ‘짱깨주의의 탄생’이란 책을 추천했다.

이 책은 서문에서 “지금 고양된 혐중정서의 밑바탕에는 전후체제의 위기와 미국의 회귀적 체제 기획이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255쪽에서는 “중국이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하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미개한 중국’이거나 ‘나쁜 중국’이기 때문은 아니다. 가장 큰 까닭은 국제 분업체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콩의 반중 시위에 대해서는 ‘민주화운동이라고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홍콩이 미국과 연합하여 독립하려 할 때 중국은 ‘일국양제’를 지키던 기존의 태도를 버리고 일국을 지키려는 물리적 시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외에도 해당 책에는 “(공산당 일당제는) 중국민이 찾아낸 최적의 제도”, “중국의 일당제가 비민주주의라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유럽중심주의적인 판단” 등 일방적으로 중국을 옹호하는 내용이 다수 담겨 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해당 책을 추천하면서 “책 추천이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월에는 “저자의 처지가 어떻든 좋은 책”이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쓴 ‘조국의 법고전 산책’을 추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학자이자 저술가로서 저자의 역량을 새삼 확인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다”고도 했다.

당시 조국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징역 2년 선고를 받은 직후였다. 장예찬 당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굳이 이 타이밍에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책을 추천한 것은 국민과 한판 붙자는 의미”라고 반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에는 진보 경제학자 장하준 영국 런던대 교수가 낸 신간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Edible Economics)’를 소개하며 “경제학을 전문가에게만 맡겨두면 우리의 운명은 신자유주의와 같은 지배 이데올로기에 휘둘리게 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원 1표의 시장 논리 함정에 빠지지 않고 1인 1표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키는 건강한 경제학 상식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당시 경제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를 무시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